국내 전자업체들의 해외 투자는 증가하고 있는 반면 외국 전자업체들의 한국 투자는 줄고 있어 우리 제조업의 기반인 전자산업의 공동화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홍)가 ‘2002 한국전자전’을 앞두고 발표한 ‘우리나라 전자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자·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179건, 15억9300만달러로 지난 2000년과 비교해 건수로는 24.7% 감소한 238건, 금액으로는 33.8% 줄어든 24억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국내 전자업체들의 지난해 해외 투자는 261건, 23억9000만달러로 2000년 대비 건수는 24.8%(209건), 금액으로는 406.4%(4억72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전자산업진흥회는 산업자원부가 집계한 올해 외국인 투자 동향을 인용해 이 같은 현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8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전자산업에 대한 투자는 80건, 2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건수는 41.6%(137건), 금액은 77.4%(9억600만달러)나 급감했다.
반면 한국수출입은행이 집계한 해외투자통계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국내 기업의 해외 투자는 208건, 6억1000만달러로 지난해에 이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진흥회 측은 △국내 전자업체들이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원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생산라인을 옮기고 있고 △우리나라 주요 투자국인 미국·일본 기업들의 투자여력이 세계 경기침체와 더불어 줄어들고 있으며 △세계 주요 전자·정보통신업체도 우리나라에 비해 투자 여건과 시장성이 큰 중국시장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자산업진흥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전자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전자산업의 생산은 673억달러로 미국·일본·중국에 이어 세계 4위 생산규모(전체 세계 생산규모의 5.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자산업의 수출은 국내 총수출의 34.3%인 515억달러로 분석됐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