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4용 칩세트 7종
분석 김영로 / 피시가이더 (tester@pcguider.com)
메인보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품 중 하나가 칩세트다. 칩세트(chipset)라는 이름에서도 쉽게 짐작할 수 있듯 몇가지 칩(chip)이 모여 하나의 연관된 작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들어 인텔과 비아, SiS에서 다양한 기능을 갖춘 최신 메인보드 칩세트를 선보이고 있다. 고급형 인텔, 보급형 비아라는 과거의 단순한 시장 평판만으로는 더이상 제대로 된 메인보드를 고르기 힘들 정도로 각각의 제조사에서 만드는 메인보드 칩세트는 다양하기만 하다.
이번 글에서는 각 메인보드 칩세트 제조사에서 선보이는 칩세트의 종류와 특성을 알아보고 최신 FSB 533㎒ 펜티엄4와 궁합이 잘 맞는 펜티엄4용 칩세트를 알아보도록 한다.
결론
FSB 533㎒ 펜티엄4용 최신 칩세트들은 일단 어느 것을 쓰더라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실험에서 PC-1066 RD램과 궁합을 맞춘 850E가 앞선 결과를 보여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FSB 533㎒ 펜티엄4의 요구대역폭을 맞추는 유일한 메모리이자 칩세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PC-1066 RD램은 소비자 관심의 중심에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PC-1066 RD램은 PC-800 RD램에 비해 지나치게 비쌀 뿐더러 구하기도 어렵다. 이 정도 성능차이를 위해 그런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낭비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뒤진 ICH2를 쓰는 점도 850E의 단점이다. 한마디로 일부 파워유저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따라서 관심은 DDR메모리를 쓰는 칩세트에 모아진다.
먼저 인텔 845E는 이제 곧 사라질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성능이 개선된 845PE가 선보이는 마당에 별다른 특징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격인하를 통해 반전을 노리기는 하겠지만 845E의 생명력은 그리 길지 않을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인텔의 주력부대는 845PE다. 인텔 칩세트다운 안정성은 기본이고 ICH4를 이용한 네트워크가 USB 2.0을 기본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은 반가운 점이다. 여기에 약점으로 지적되던 메모리 역시 DDR333까지 쓸 수 있어 845E의 갈증을 풀었다고 볼 수 있다.
SiS648은 화려한 사양에 걸맞은 성능이 돋보인다. 다만 그에 걸맞은 AGP 성능과 무엇보다 떨어지는 사우스브리지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다. DDR333을 넘어서는 DDR400을 쓸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성능이 떨어져서는 결코 균형잡힌 제품이라고 하기 어렵다. DDR400을 비공식적으로 지원한다는 꼬리표를 언제까지 붙일지도 문제다.
전체적인 성능은 인텔 850에 PC-800 RD램을 장착한 경우를 가볍게 능가하며 일부 항목에서는 PC-1066 RD램을 앞설 정도다. 브리지 사이의 넉넉한 대역폭과 CPU 이용성능, 그리고 메모리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낸 덕분이다. 최근 DDR메모리가 많이 오르기는 했지만 RD램에 비해서는 훨씬 싸다는 것을 생각하면 고성능 제품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 아마도 유일한 걸림돌은 가격과 인지도가 될 듯 싶은데 이런 문제만 극복한다면 미래를 준비하는 고성능 메인보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P4X266E의 경우 개조칩세트답게 성능향상보다는 기본적인 항목에 충실한 인상이다. 비아칩세트에는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안정성과 성능에서 이제는 한결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P4X400은 약간 실망이 앞선다. 화려한 사양에 비해 보이는 결과값은 분명 실망이다. 비공식적이기는 하지만 DDR400, AGP 8배속, 533MB/s V링크, USB 2.0, ATA-133 등 더 이상 메인보드로서는 화려할 것이 없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P4X400이라는 칩세트 성격이다. 화려한 사양은 분명 인텔을 능가하는 최고급품이지만 과연 인텔 845E보드보다 비싼 P4X400이 잘 팔릴 수 있겠는가에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비아라고 값싼 제품만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최고의 성능을 원한다면 PC-1066 RD램과 850E겠지만 현실적인 이유를 고려한다면 845PE를 추천하고 싶다. DDR400에 매력을 느낀다면 SiS648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그렇다면 메모리의 중심은 당연히 DDR램이라고 할 수 있다. AMD가 처음부터 DDR램에 무게중심을 둔 것과는 달리 인텔의 경우 RD램, SD램을 거쳐 가장 늦게 DDR램을 지원하는 보드를 내놓았다. 이러한 DDR램에도 변화가 있어 최근 들어서는 작동클록을 높여 결국에는 대역폭을 늘리고자 하는 시도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것은 펜티엄4 CPU가 요구하는 메모리 대역폭이 400㎒ 기준으로 3.2Gb/s, 533㎒ 기준으로 4.2Gb/s로 매우 크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빠른 DDR메모리인 DDR400을 기준으로도 이런 대역폭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