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인터넷서비스 가입자 대상 PC보안사업 `기대이하`

 통신사업자가 제공하고 있는 PC보안 서비스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PC보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다른 통신사업자들은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자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PC보안 서비스를 실시한 데 이어 온세통신과 한국통신이 연내 실시를 목표로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다.

 지난 1월 통신업계에서 가장 먼저 PC보안 서비스를 선보인 데이콤(대표 박운서)은 고객층 다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를 받고 있는 PC방을 시작으로 일반 기업이나 학교, 공공기관으로 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었지만 PC방 이외에는 이렇다할 고객이 없는 상태다. 이 회사는 현재 6000여개의 PC방을 고객으로 확보해놓고 있다.

 데이콤에 이어 PC보안 서비스를 시작한 하나로통신(대표 신윤식)도 예상보다 고객확보가 여의치 않다. 하나로통신은 ‘하나포스 PC보안’ 서비스를 5월부터 두달간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7월부터 유료화했지만 아직 유료 가입자는 1만명을 밑돌고 있다. 하나로통신은 당초 270만명의 하나포스 사용자 가운데 30% 정도에 해당하는 81만명을 PC보안 서비스 고객으로 만들 방침이었다.

 이처럼 선발업체가 PC보안 서비스 사업에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통신업체들도 보다 사업성이 높은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달부터 PC보안 서비스인 ‘샤크 PC보안’을 실시하는 온세통신(대표 황기연)은 PC보안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백신기능을 빼고 유해사이트 차단기능을 추가했다. 백신의 경우 대부분의 PC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굳이 돈을 내고 서비스를 맡아야 할 필요성이 없지만 유해 정보 차단 기능은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는 학생층의 학부모들에게 설득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온세통신은 12월부터 월 1000원에 이 서비스를 유료화할 계획이다.

 KT(대표 이용경)는 최근 18개 보안 관련 업체로부터 제안서를 받았다. KT는 이 업체들을 대상으로 10월 중순 서류심사와 벤치마크테스트를 거쳐 10월 말경 솔루션 공급업체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당초 KT는 다른 통신업체와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하려 했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하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KT가 관련 업체에 제시한 기술사양을 보면 하나의 서비스에서 PC방화벽과 암호화 인증기능, 백신기능이 있으며 이를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는 통합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PC보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초고속인터넷 사용요금에 통합된다는 과금 편의성 때문에 단시간에 PC보안 시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현실은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이라며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KT가 PC보안 서비스를 시작하는 내년부터는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