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와 만남]KTF 홍영도 상무

 

 “KT아이컴과의 합병시 기존 KTF 주주들의 보유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합병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통부, 금감원, 코스닥 등 유관기관 등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달중 결론을 낼 예정입니다.”

 최근 주주가치 증대 방안의 발표시점을 놓고 한차례 곤욕을 치렀던 KTF 최고재무책임자(CFO) 홍영도 상무는 주주가치 증대 방안이 그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며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병전 KT아이컴 주식 매입 또는 합병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중입니다. 증권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한 논의가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여기에는 현재까지 알려진 고전적 방법과 완전히 새로운 방식이 총망라돼 있습니다.”

 합병 시기도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이와 관련, 홍 상무는 “올해안에 KT아이컴과의 합병을 공식 선언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합병 절차를 완료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과거 한통엠닷컴과의 합병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양사의 이사회 결의, 주주총회 승인, 소속 증시 추인 등에 최소한 6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올해 안에 합병을 공식 선언해야만 실제 내년 상반기까지 합병 작업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홍 상무는 주식시장 폭락의 영향으로 바닥권에서 맴돌고 있는 현주가로는 합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합병 비율이 2대1은 훨씬 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결국 시장 기대 수준인 3만7000원선은 돼야 하는데 현주가와는 12∼13%의 격차가 있다며 다소 걱정스럽게 말한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지만 코스닥에 속해 있다는 점 때문에 기업가치가 디스카운트되는 것에 대해서도 홍 상무는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 거래소시장에 소속돼 있었으면 지금처럼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외면받거나 개인투자자들의 불신을 받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코스닥이나 국내 IT산업을 살리기 위한 소명의식 때문에 코스닥에 남아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상장 요건 중 하나인 평균 부채비율 1.5배 미만을 아직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주력하되 요건이 완료됐을 때는 주주 등의 의견을 수렴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거래소 상장이나 코스닥 잔류를 결정할 생각입니다.”

 KTF의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하기 위해선 해외투자가의 적극적인 지분참여와 국내기관 보유 물량의 확대 등이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홍 상무는 누구보다 잘 인식하고 있다.

 “해외투자가들에게 KTF의 실체를 보다 명확히 알리기 위해 현지 기업설명회(IR)나 로드쇼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 오는 21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모건스탠리 주최 콘퍼런스에 이경준 CEO가 직접 참석해 회사를 설명할 예정입니다. 연말에는 대규모 순회 로드쇼도 계획하고 있지요.” 이와 함께 홍 상무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회사 내용을 정확하게 알리고 비전을 제시해 코스닥내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만 3년째 CFO를 맡고 있는 홍 상무는 지금 KTF의 재무상황뿐 아니라 미래 모습을 결정할 가장 중요한 기로를 지나고 있는 셈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