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멀티캡 경영권 향방 10일 임시주총서 `판가름`

 ‘표 대결이냐, 아니면 대타협이냐.’

 오는 10일로 예정돼 있는 현대멀티캡 임시주총을 앞두고 현대멀티캡과 최대주주인 삼보정보통신간의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번 주주총회 안건은 이사회 멤버 구성을 위한 이사 선임의 건으로 그동안 양사는 표 대결에 대비해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현대멀티캡은 김인철 현 멀티캡 대표를 비롯한 이동진·이두순·현병주 등 4명의 후보자를 선정했으며 삼보정보통신은 이에 맞서 강웅철 삼보정보통신 사장, 이군희 디오시스 사장, 김호준 삼보정보통신 상무 등 3명을 이사 후보자로 추천했다.

 양사는 자신이 추천한 이사들을 선임시켜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양사 모두 안심할 만큼 표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결과는 10일 주총에서 뚜껑을 열어봐야 판가름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예전 현대전자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관련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전자의 모니터 사업을 기반으로 분사한 이미지퀘스트가 현대멀티캡 100만주 가량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자 서비스사업부문이 분사한 현대디지텍도 현병주 이사를 현대멀티캡 이사로 추천, 멀티캡의 후원자로 떠올랐다.

 이 회사들은 모두 PC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주총에서 현대멀티캡에 도움을 주는 한편 그 반대 급부를 요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이러한 표 대결 움직임과는 달리 수면 밑에서는 삼보정보통신과 현대멀티캡이 타협점을 찾는 등 협상을 병행하고 있어 대타협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두 회사 모두 표 대결을 벌일 경우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되는 데다 적자회사가 경영권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업계의 곱지 않은 시각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사는 주총 하루전인 9일까지 협상을 계속할 계획이며 협상대상자로는 현대멀티캡의 김인철 사장과 디오시스의 이군희 사장이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안은 경영권은 현대멀티캡이 행사하되 삼보에서도 이사를 파견, 필요한 부분에서는 긴밀히 협력하는 방안이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현대멀티캡 일부에서는 경영권에 대한 부분은 타협여지를 둬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4개월간 끌어온 현대멀티캡 M&A건은 이번 주총에서 어떤식으로든 일단락될 전망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