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적인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불안한 해외 변수에 영향을 받는 시장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7일 국내 증시는 전주말 미국 증시의 급락을 여과없이 반영했다. 거래소시장은 23.52포인트(3.61%)나 급락하며 627.40으로 장을 마감, 올들어 최저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시장도 1.22포인트(2.54%) 내린 46.80으로 장을 마쳐 여전히 사상 최저치에 근접해 있다.
이날 국내 증시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미국 중심의 해외 증시 불안이다. 지난 4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는 5년래 최저치로 무너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부에서는 ‘블랙 먼데이’에 대한 언급까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증시 불안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3.53%, 일본 닛케이지수도 3.76%나 하락했다.
이정수 굿모닝신한증권 책임연구원은 “지난주말 국내 증시의 반짝 상승은 프로그램 매수세에 의한 것으로 불안정한 수급 여건은 지속중”이라며 “미국 중심의 해외 불안이 지속된다면 국내 증시의 동반 급락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반등 가능성보다 추가 하락 우려가 크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단기 낙폭 과대 이외에는 뚜렷한 장세 반전의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의미있는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630선이 무너지면서 거래소 600선, 코스닥 45선이 안정적인 바닥권이라는 인식은 많이 약해져 있다. 최성호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불안이 걷힐 때까지는 4분기 실적개선 모멘텀이 있는 통신서비스 등의 경기방어주나 연말로 갈수록 관심이 높아질 고배당주 중심의 제한적 접근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호전이나 대형주·중소형주를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 주가 하락은 최근 장세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다. 종목별 구분없이 시장상황에 따라 개별 종목의 주가가 무더기로 급락과 반등을 거듭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최근 증시는 분석보다는 투자 심리에 의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만일 미국 증시가 추가 충격을 받는다면 국내 시장도 단기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오히려 바닥권 확인이 빨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 변수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9일 야후(인터넷)와 램버스(반도체)를 시작으로 발표되는 해외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표참조
국내 기업도 18일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이 3분기 실적 발표를 계획중에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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