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다국적 SW업체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솔루션 재판매(리셀러) 업체가 해외 유명업체의 한국지사를 전격 흡수합병,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다국적 IT업체들이 최근 들어 해외지사를 철수하고 현지 영업·마케팅이 강한 공급채널을 확보, 유지하는 쪽으로 글로벌 시장전략을 정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국내 업체의 외국지사 흡수합병은 외산 SW업체들의 한국지사 철수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 있게 흘러나오고 있다.
e비즈니스 솔루션 업체인 펜타시스템테크놀러지(대표 장종준 http://www.penta.co.kr)는 7일 세계적인 웹캐싱 솔루션 전문업체인 미국 잉크토미사의 국내 지사를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잉크토미사는 전세계 웹캐싱 시장의 30%, 국내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관련 시장을 주도해온 웹캐싱 분야의 선도적인 업체다.
펜타시스템은 지난 1일자로 잉크토미사와 캐싱 및 검색엔진 솔루션에 대한 국내 독점판매와 소스코드의 기술이전을 골자로 한 협의를 마무리짓고 잉크토미코리아에 대한 사실상의 흡수합병 절차를 마쳤다. 이에 따라 펜타시스템은 잉크토미의 한국지사 역할은 물론 향후 웹캐싱 분야의 기술이전을 통해 독자적인 솔루션 개발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흡수합병과 관련해 이 회사는 기존 잉크토미코리아의 인력 가운데 영업총괄 이사 1명을 포함해 5명을 흡수, 자사의 잉크토미팀으로 편입할 예정이다.
장종준 시장은 이번 흡수합병과 관련해 “미국 IT경기 침체에 따른 조직 슬림화 추세와 펜타의 시장확대 전략이 맞아떨어져 성사됐다”면서 “향후 국내 웹캐싱서버 시장을 주도적으로 확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99년 1월 국내 시장에 공식 진출한 잉크토미사는 펜타시스템과의 이번 계약을 통해 약 3년 8개월 동안 유지해온 한국지사를 사실상 철수하게 된다. 이에 앞서 잉크토미사는 최근 아시아지역에 대한 시장 전략을 수정, 이 시장의 영업방식을 본사 직할체제로 재편하고 시장 철수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지역에서 현지 지사가 운영돼온 한국·중국·일본 가운데 일본을 제외하고 이미 지난달 중국지사의 철수작업이 마무리됐다.
한편 잉크토미는 한국지사 설립 이후 인터넷의 병목현상 해소 및 접속속도 향상을 위한 캐싱서버를 국내에 200여 사이트에 공급하면서 시장을 주도해왔으며 펜타시스템은 올해 2월부터 잉크토미의 콘텐츠전송시스템(CDS), 미디어포털(MP) 서버 등 콘텐츠 네트워킹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