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카]부품업체 전략

 보다 안전하고 편한 운전환경이 완성차의 경쟁력으로 부각되면서 자동차 부품업계의 정보통신기술 개발방향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세발자전거보다 안전하고 침실보다 편한 e카’를 만들기 위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와 만도의 e카 개발전략을 알아본다.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부품 및 조립공수를 축소하고 모듈 단위로 품질을 보증하는 첨단 모듈부품의 설계와 개발을 동시에 수행해 완성차의 개발기간을 단축시키고 있다.

 또한 전장기술에서도 차량용 고급 미디어인 A/V, DVD, 내비게이션, 텔레매틱스,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등의 적용을 위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더불어 인공지능 첨단 에어백과 차세대 첨단 브레이크 등의 안전기술도 연구해 운전자에게 보다 편하고 안전한 운전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첨단 제동장치분야=최근 자동차의 엔진성능이 고성능화되면서 차량의 주행속도도 고속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충분한 제동력을 확보해 고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첨단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현재 일반 제동시스템에서 한단계 발전한 ’ABS(Anti-lock Brake System)’와 ’TCS(Traction Contro System)’의 보급이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 독일 보쉬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ABS, TCS는 물론 이보다 한차원 발전된 첨단기술인 ‘ESP(Electrical Stability Program)’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눈길이나 커브길을 갈 때 제동을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차의 속도와 핸들 조작상태를 인지해 속도를 조절하며 이탈을 방지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2월 스웨덴 호나반 호수에서 ESP의 동계테스트를 실시하기도 했다. 2004년까지 개발완료할 계획이며 2005년에는 ABS 장착률과 같은 수준 이상으로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인공지능 에어백분야=현재 에어백은 승객의 안전벨트 착용여부에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팽창해 승객에 심각한 상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을 지녔다. 따라서 미래의 에어백 구성은 상황에 따라 보다 유연하고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유도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모비스는 국내 최초로 승객의 위치, 안전벨트 착용 여부, 운행속도 등을 감지해 자동차 충돌시 에어백의 팽창압력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듀얼스테이지 에어백’을 지난 7월 개발했다. 이 에어백은 충돌시에 동일한 압력으로 무조건 터지는 기존 에어백과 달리 충격강도 감지 및 시트위치 감지 센서가 부착돼 운행속도가 30∼35㎞ 미만일 때에는 약하게 터지고(기존 에어백이 터지는 압력의 10분의7 수준), 그 외에 에어백이 빠르게 터져 승객을 보호해야 할 상황에서는 기존보다 높은 압력(10∼15% 높은 수준)으로 팽창되는 등 충돌상황에 따라 강약이 조절되는 첨단 제품이다.

 이보다 더 발전된 ‘어드밴스드 에어백’도 내년 7월까지 개발할 예정이다. 어드밴스드 에어백은 안전벨트 착용여부, 충돌강도뿐만 아니라 승객 감지센서에 의해 탑승자의 체격과 앉은 자세 등의 정보까지 감지해 에어백의 팽창크기와 속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최첨단 인공지능형 에어백 시스템이다.

 ◇음성인식 전자정보시스템=친구와 같이 편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음성인식 기반 전자정보시스템도 눈에 띄는 기술이다. 자동차에 탑승한 운전자가 ‘에어컨 작동’ ‘FM 1’ 등과 같은 간단한 명령만으로 자동차 내의 에어컨과 라디오가 작동되고 음악채널의 주파수 변경과 음량 조절도 목소리 명령 외에 별다른 조치가 필요없다. 모비스는 이러한 음성인식 전자정보시스템을 2004년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차량 전자정보 부품분야=독일 지멘스사와 함께 차량 내부에 수백여개로 연결된 전선들을 대폭 간소화해 차량의 전선 길이 및 중량, 부품수를 각각 20∼25% 줄여 설계와 조립을 쉽게 하고 연비를 낮추는 한편 차량 고장률을 현격히 감소시키는 차량 전장 통합모듈(AEES)를 개발하고 있다.

 모비스는 이 기술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해 2004년부터 EF쏘나타의 후속모델인 NF에 공급할 예정이며 향후 양산되는 현대 및 기아차에도 점차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네트워크를 통해 자동차·정보센터·운전자를 하나로 통합, 주행시 필요할 때만 핸즈프리 등의 간단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송·수신할 수 있는 ‘운전자 정보시스템(DIS)’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한 ‘휴먼 IT자동차’가 일반화되면 개방적인 운전환경이 가능해져 자동차가 운송수단을 넘어 즐거운 사무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게 된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만도>

 만도(대표 오상수 http://www.mando.com)의 e카 전략은 자동차 부품 전반에 걸쳐 전자화 수준을 한단계 도약시키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현재 만도는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첨단 제동·조향·현가 시스템을 개발해 e카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자동차가 달리다가 안전하게 정지하고(제동), 원하는 곳으로 방향을 틀고(조향), 보다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현가)하는 등 안전운행을 돕기 위해 전자와 결합된 첨단 부품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만도는 경기도 기흥과 평택, 강원도 문막, 전북 익산 등 국내 네곳과 미국 디트로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해외 두곳에 최신 설비와 실험장비를 갖춘 연구기지를 세워 자동차의 첨단화 추세에 맞는 차세대 전자 부품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실 만도의 자동차 부품 기술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3의 공략에 성공, 이들 회사에 국내업체로는 최초로 제동·조향·현가시스템을 공급하는 쾌거를 이뤘다. 같은해 중국 항공부 산하 자동차 생산 1위업체인 하얼빈하페이에도 각종 센서와 반도체칩이 내장된 ‘미끄럼제동방지시스템(ABS)’을 수출했다.

 특히 이 회사 중앙연구소 시스템 개발실 전자개발팀에서는 차량의 거동상태를 감지해 자동 제어하는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비롯, 반도체 및 각종 센서를 개발하고 이를 미래형 자동차부품에 적용시킴으로써 e카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제동장치=만도는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ABS’와 ‘구동력제어장치(TCS)’ 개발에 착수, 2000년에 세계 다섯번째로 독자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96년부터는 그간의 경험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꿈의 제동장치로 불리는 ‘차량 안정성 제어장치(Electronic Stability Program)’의 독자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현재 ESP의 독자 제어알고리듬 및 하드웨어 개발, 기본 제어 로직의 구성을 완료한 상태다. 오는 2004년 상품화돼 국내외 고급차종에 적용될 예정이다.

  e카의 제동장치는 앞으로 보다 진보한 기술력의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 만도는 이같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운전자의 제동의지를 전자적으로 감지·제동해주는 ‘전자제어유압제동장치(EHB:Electro-Hydraulic Brake)’를 오는 2007년까지 개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조향장치=만도 조향장치는 뛰어난 국제 경쟁력으로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조향장치의 핵심부품인 랙&피니온 스티어링 기어박스, 볼&너트 스티어링 기어박스, 스티어링 컬럼, Intermediate Shaft 등을 미국 빅3 자동차회사를 비롯 국내 완성차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시스템은 ‘모터구동식조향장치(Electric Power Steering)’. 이 장치는 주차 및 저속에서는 핸들이 가벼우면서 중·고속에서는 핸들이 무거워져 최적의 조타감과 직진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이다. 또한 차속, 조타각, 조타력 등의 변화를 센서로 감지해 ‘ECU’를 통해 제어한다.

 모터 구동식 조향장치는 2004년부터 완성차에 장착될 예정이며 초기연도 시장규모는 5만대 수준이나 2020년께에는 연 80만∼100만대의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가장치=자동차 현가장치는 차량의 승차감과 조정 안정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만도는 ‘전자제어 현가장치(ECS:Electronic Controlled suspension System)’의 개발에 주력해 ‘3단 감쇠력 가변 현가시스템(3 Steps ECS)’ ‘퍼지(Fuzzy) 적응 제어식 현가시스템’ ‘연속 가변 전자 제어 현가시스템(Continuous Damping Control)’ 등 첨단부품을 독자개발해 완성차에 공급하고 있다.

 ◇통합샤시제어장치=자동차에서 몸체 및 관련 부속품을 제외한 제동, 조향, 현가장치 등을 ‘샤시(chassis)’라고 부른다. 만도는 샤시의 3대 핵심부품을 생산함과 동시에 제동, 조향, 현가장치를 통합하는 통합샤시제어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PS, ECS와 함께 제동장치를 통합 제어하는 ’통합 샤시 제어 장치(UCC:Unified Chassis Control)’를 오는 2009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