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업계, 손익분기점 돌파 내년 2분기에나 가능할 듯

 올해 사상 처음으로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업계가 예상 외의 수요부진으로 내년 2분기 이후에나 BEP 돌파가 가능할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LG전자 등 PDP업체들은 ‘2002 월드컵’을 전후한 대형 디지털TV 특수에 힘입어 당초 10월중 출하량이 BEP 돌파의 기준치인 월 1만2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수요부진으로 출하량이 월 1만개를 밑돌고 있다. 본지 8월 6일자 참조

 PDP업계는 올들어 수율은 90%에 육박하며 생산은 서서히 안정궤도에 진입했으나 생산능력 대비 출하량이 부진한데다, 3000억여원에 달하는 초기투자비에 따르는 감가상각 부담이 워낙 커 내년 2분기께나 출하량이 1만2000∼1만5000개 수준으로 올라서며 BEP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본의 주요 PDP업체들이 초기 시장선점을 위해 최근 저가공세에 나선데다, 4분기가 비록 성수기이기는 하나 세계경기와 현재 PDP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일본·미국·유럽 등이 동반침체에 허덕이고 있어 급격한 수요증가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삼성SDI 등 국내 주요 PDP업체들이 적어도 월 1만2000개 수준에 달해야 BEP를 넘어설 수 있으나 현재 수준은 이에 크게 못미치는 단계”라며 “이번 4분기에는 월 1만개 수준을 넘어서 손익이 전환하는 시기는 내년 상반기나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여전히 전방제품인 PDP TV가 가격부담이 커 가정용 메인TV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 실제로 업계는 올해 말 PDP TV 판매가가 ‘인치당 100달러’대에 진입하며 수요가 가파른 상승세를 탈 것으로 기대했으나 제조원가 절감의 한계로 물거품으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여기에 경쟁제품인 프로젝션TV가 품질개선과 가격경쟁의 우위를 앞세워 PDP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다.

 PDP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진영도 5세대 라인을 가동하며 30인치대를 시작으로 대형 디지털TV시장을 파고들고 있어 PDP 수요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PDP업계의 BEP 돌파가 당초 예상보다 6개월 가량 늦어짐에 따라 삼성SDI 등 관련업체들의 올해 영업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내년에 추진할 대규모 설비투자에도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평판디스플레이(FPD)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와 노무라연구소는 PDP업계가 2005년까지 △재료비 감소 △생산성 향상 △제조공정 및 장비 개선 △제품설계 개선 △감가상각비 감소 등으로 연평균 26%의 원가하락률을 나타내고 2003년에 흑자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