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반도체의 터보 엔진’이라 불리는 꿈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실리콘-게르마늄(SiGe)소자팀(책임연구원 심규환 박사)은 정보통신부의 ‘실리콘 미래-신소자 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실리콘-게르마늄(SS-HMOS:Strained-Silicon Heterostructure MOS) 반도체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실리콘 기판에 실리콘-게르마늄 이종접합의 채널을 원자 단위의 박막으로 적층·성장시킴으로써 저주파 잡음을 기존 소자에 비해 최대 100분의 1로 감소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 실리콘 MOS에 비해 동작 속도를 20% 향상시켰으며 단채널 효과 등 동작전압의 불안정성을 30% 이상 감소시켰다.
이 같은 소자를 응용할 경우 초고속 디지털 회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지터 잡음을 50fs 이하로 줄여 회로의 정확도를 높이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력소모를 50% 이상 감소시켜 게이트에 전압이 인가될 때 발생하는 터널링에 의한 고밀도 회로의 방열문제를 감소시킴으로써 기가급 직접회로 제작도 가능할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소자 개발로 우리나라는 독일의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국의 IBM·인텔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SS-HMOS 트랜지스터 기술 보유국이 됐다.
SS-HMOS 소자기술은 소자구조와 정밀한 원자층의 제어를 통한 잡음감소 효율이 탁월해 전세계적으로도 개발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실리콘-게르마늄 채널에서 움직이는 전자와 정공의 이동속도가 정상 실리콘에 비해 3∼8배 높아 ‘실리콘 반도체의 터보엔진’이라 불린다.
SS-HMOS 소자의 주요 응용분야는 200㎓대의 소자 동작속도를 이용한 차세대 유무선통신 부품과 고속 및 고성능 GSI 기술, 나노-바이오소자 개발 등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제품시장 규모는 오는 2006년 기준으로 3조3000억원, 2010년대에는 수백조원에 달할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학술대회 SSDM을 비롯해 국제학술지인 ‘솔리드-스테이트 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됐으며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에도 조만간 게재될 예정이다.
심규환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소자는 0.3∼0.5μ급이지만 향후 3년 내 50나노급 SS-HMOS를 구현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제품 개발을 통한 시장진입 시기는 미국 및 독일 등과 비슷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