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업체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주요 장비시장에서 한 개 업체가 시장을 지배하던 독점구조가 붕괴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네트워크시장에서는 백본용 라우터와 메트로 스위치, L4 스위치, 메트로 고밀도파장분할다중화(DWDM) 장비, 액세스 게이트웨이 등 주요 네트워크장비를 사실상 한 업체가 공급하는 독점적 시장구조를 보여왔으나 최근 후발 경쟁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체제로 전환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백본용 라우터시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스코코리아가 국내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왔으나 최근 주니퍼코리아가 KT의 입찰에서 시스코코리아를 제치고 백본용 라우터를 공급,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전환됐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알카텔이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라우터시장 진출을 선언, 앞으로 백본용 라우터시장을 둘러싼 업체간 경쟁구도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메트로 스위치시장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리버스톤코리아의 아성이었으나 최근 익스트림과 시스코코리아가 통신사업자시장에 장비를 공급하는 데 성공하면서 3자 경쟁구도로 전환됐다. 더욱이 이 분야는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이들 업체 외에 한국파운드리와 엔터라시스코리아 등도 시장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L4 스위치와 메트로 DWDM 장비시장은 노텔코리아가 국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경쟁업체의 등장으로 노텔의 입지가 크게 좁아지고 있다.
L4 스위치는 파이오링크와 퓨전엑스 등 국내 벤처기업이 잇따라 상용화 제품을 출시, 노텔코리아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파이오링크는 최근 푸르덴셜생명보험과 LG화재·외환은행·LG유통·한국정보보호진흥원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시장 판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메트로 DWDM 장비시장에서도 노텔이 상반기만 해도 확고부동한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나 최근 실시된 SK텔레콤의 입찰에서는 시에나코리아가 노텔을 제치고 장비공급권을 획득, 노텔코리아의 아성을 허물어뜨렸다.
액세스 게이트웨이시장에서는 LG전자가 상반기까지 KT에 장비를 단독으로 납품, 시장을 주도해왔으나 하반기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한국루슨트가 시장에 가세해 치열한 시장주도권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발표된 KT의 올 하반기 액세스 게이트웨이 도입 계획에 따르면 한국루슨트와 삼성전자가 시장을 선점하던 LG전자보다 많은 물량을 KT에 공급하게 됨으로써 시장구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