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모르는 `통신장비 벤처기업`

 통신장비시장의 위축이 장기화되고 벤처투자가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일부 통신벤처기업들이 외부자본 유치에 잇달아 성공, 주목된다.

 텔코웨어와 소스텔·삼진정보통신·파이오링크·미디어트랜스·시너링크 등 통신장비 벤처기업들은 최근 자금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도 기술력과 장래성을 바탕으로 국내 기관투자가의 자금은 물론 해외자본을 유치, 이를 기반으로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자금유치는 통신장비시장의 불경기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이어서 기술력 및 영업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금부족으로 사업기반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통신장비 벤처기업들에 큰 위안이 되고 있다.  

 텔코웨어(대표 금한태)는 지난달 보광창투와 한미창투·우리기술투자 등 3개 기관으로부터 각각 25억원씩 총 75억원의 자본을 유치했다. 이 회사는 이번 대규모 자금유치를 계기로 3세대 이동통신용 코어장비 개발사업을 강화하고 연구인력을 대폭 증원, 공격경영을 통해 사업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계기 생산업체인 소스텔(대표 서원석)은 이달 초 기은캐피탈과 산은캐피탈 부품소재투자조합으로부터 각각 10억원과 5억원 등 총 15억원의 자본투자를 유치했다. 소스텔은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서도 기관투자가들로부터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함에 따라 대외신인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이번 자본유치를 계기로 IMT2000 중계기 개발 및 해외시장 진출을 강화할 계획이다.

 통신장비 생산업체인 삼진정보통신(대표 이태선·김종환)은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AL-HOKAIR그룹으로부터 300만달러의 자본을 유치했다. 이 회사는 또 외자유치와 더불어 AL-HOKAIR그룹과 공동으로 사우디텔레콤(STC)이 발주한 1000만달러 규모의 통신인프라 구축사업인 ‘멕카’ 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하는 등 중동시장 진출기반을 마련했다.

 L4 스위치 전문업체인 파이오링크(대표 문홍주)는 지난 7월 스틱IT벤처투자와 MVP창업투자 등 2개 전문투자사로부터 각각 10억원과 5억원씩 총 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파이오링크는 신규자금을 활용해 일본시장 진출과 차세대 L4 및 L7스위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VoIP솔루션 및 장비개발업체인 미디어트랜스(대표 강정구)는 지난 7월 동원창업투자로부터 10억원의 자금을 유치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한솔아이벤처스투자조합 및 인텍창업투자와 각각 10억원과 3억원의 투자유치 계약을 체결, 사업다각화를 위한 자금확보에 성공했다.

 유무선네트워크기업인 시너링크(대표 장석봉)도 이달 초 이스라엘 투자회사인 AAY인베스트먼트그룹(AAY)으로부터 70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유치는 10년 만기 7.5% 장기대여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AAY가 시너링크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 조건으로 지분의 35%를 인수하나 10년 후 대출금 상환 시에는 지분을 반납한다는 조건이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