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조 "통합시스템 오류 인정하라"

 

 국민은행이 통합 정보시스템 가동 3주째를 맞아 대대적인 기능개선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옛국민은행 노조가 경영진 측에 ‘통합시스템 선정에 대한 오류’ 인정을 요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은행은 최근 전산본부 산하에 ‘IT개선전담팀’을 발족하고 내년 3월 31일까지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앞서 국민은행 전산본부는 지난 2주간 자체조사와 인트라넷을 통한 의견수렴을 거쳐 총 1084건의 ‘IT통합 개선·건의내용’을 작성한 바 있다.

 국민은행 경영진은 건의내용을 ‘즉시개선가능’ ‘1개월 이내 개선가능’ ‘3개월 이내 개선가능’ 등으로 분류하고 이를 전담팀을 통해 수정해 나가기로 했다. 관계자들은 IT통합기간의 절반 정도인 3개월동안 개선해야 할 부분이 30%에 가깝다는 점에서 ‘국민은행 IT통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1084건의 개선요구사항 대부분이 옛 국민은행 노조에 의해 건의됐다는 점이다.즉 1084건의 개선요구사항이 해결될 경우 옛 주택은행 시스템이 기반이 된 현 통합시스템은 옛 국민은행 시스템에 좀더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김정태 행장도 ‘빠른 시일내에 시스템의 기능을 옛 국민은행 시스템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을 지시했다는 소문까지 직원들 입에 오르내리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그러나 서재인 부행장을 비롯한 IT담당자들은 “기능개선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시스템 자체에 대한 문제보다는 업무프로세스나 특정 기능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시스템선정 오류 인정설’을 일축했다. 그는 김행장의 지시여부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옛 국민은행 노조는 최근 ‘은행측, 통합 IT 총체적부실 사실상 인정’이라는 성명을 내고 경영진에 사내방송을 통한 대 직원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주변의 관계자들은 옛 주택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구축된 통합 시스템의 운영이 옛 국민은행 직원 없이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옛 국민은행 노조의 단체행동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노조가 강경자세로 돌아설 경우 이미 극심한 고객불편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과 노조간 원만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