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폐쇄로 인한 미국 서부항만 마비상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등 9·11사태 이후 또 한번의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산업자원부와 전자업계는 비상대책반을 마련, 사태 장기화에 따른 운송수단 대체, 우회수송 등 다각도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지 못할 경우 3분기들어 상승세로 전환된 수출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산자부에 따르면 현재 LG전자가 지난 한달간 4000만달러 정도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앞으로도 3000만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현재 청소기·전자레인지·모니터 등을 담은 2000TEU의 컨테이너가 하역을 못한 채 외항에 대기중이다. 삼성SDI는 지난달 20일 이후 모니터를 담은 300TEU의 컨테이너가 하역대기중이며 매주 300∼400TEU의 선적물량이 하역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멕시코 취항선박이 많지 않아 우회소송이 곤란한 상태”라며 “재고가 소진되는 이달 중순 이후부터 공장가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남미에 현지공장을 둔 업체들도 주요 원·부자재가 미 서부항만을 통해 공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중단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산자부는 이번 사태 종결시까지 운영한다는 방침아래 지난 7일부터 업종별·단체별 비상대책반을 꾸려 피해상황을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태 해결이 어려울 경우 동부의 시카고 뉴욕항만, 멕시코, 캐나다 등으로 옮긴 후 내륙운송을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캠코더는 최악의 경우 비행기로 운송할 예정이다.
LG전자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 중부지역 물량을 파나마운하를 통해 뉴욕으로 운송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며 현대모비스는 급한 것은 항공으로 수송하고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멕시코 및 파나마운하를 통해 뉴욕으로 우회수송할 예정이다.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