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가 PCB장비 개발 `불황파고` 넘기 승부수

 인쇄회로기판(PCB)장비업체들이 최근 중견 PCB업체들의 잇단 부도와 원자재 및 인건비 인상, 대만 및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 등 날로 악화되고 있는 대외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스엠씨·한송하이테크·오티에스테크놀로지 등 주요 PCB장비업체들은 불투명한 IT경기에 대응, 구조조정과는 별개로 상압 플라즈마 등 첨단기술을 응용한 고부가가치 장비 개발에 주력하는 등 고도의 기술력으로 위기를 정면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에스엠씨(대표 이수재)는 최첨단 기술인 상압 프라즈마 기술을 응용한 건식 도금장비 등 신제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상압 프라즈마 관련 국가별 특허출원 현황 및 전세계 시장수요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세계 톱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연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송하이테크(대표 신문현)는 독일 수스마이크로텍과 자동노광기의 공동 개발에 착수, 저부가가치 장비시장에서 고도기술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포항공대 출신 등 우수 연구인력 6명을 이 신규 프로젝트에 배치, 기술을 이전받는 것을 진행중”이라며 “연 매출액의 12%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티에스테크놀로지(대표 안민혁)는 PCB 분야에서 다진 기술을 기반으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리드프레임, 액정표시장치(LCD) 등 첨단 기술공정에 사용되는 자동 라미네이팅 및 자동노광기 기술력 강화에 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안민혁 사장은 “경영환경이 매우 불투명하지만, 연 매출액의 15% 이상을 기술개발에 투자, 가격보다는 기술로 승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탑코리아(대표 박용순)는 기존 습식 도금장비보다 더 까다로운 기술을 요하는 연속 타입의 고부가가치 습식 도금장비를 상품화하는 데 성공, 최근 판매에 들어갔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연속 타입의 장비는 플립칩 등 차세대 패키지 기판의 수율을 높이고 유지보수가 간편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보다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태양기업(대표 권희경)은 기존 건조장비보다 부가가치가 2배 가량 높은 행거(hanger) 타입의 건조장비를 처음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