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데이터센터(IDC) 및 호스팅 업계가 IT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중저가 호스팅 상품 출시를 적극 검토중인 가운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핵심대안인 중저가 서버 도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IDC 및 호스팅 업계는 중저가 호스팅 상품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단가가 낮은 중저가 서버를 구입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보고 가격이 기존 서버의 절반에 가까운 중저가 서버 구입을 신중 검토하고 있다.
IDC 및 호스팅 업체들은 대기업들의 신규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신규고객 창출을 위해서 소호(SOHO)를 포함한 중소규모 이하 기업들에 포커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이미 국내 최대의 서버호스팅 업체인 호스텍글로벌이 중저가 IDE방식 서버를 구입해 럭키아이라는 저가 서버호스팅 상품을 선보였고 KT·KIDC 등 대형 IDC사업자들도 가격을 인하한 염가형 상품과 한시적 이벤트를 선보이면서 중저가 시장 형성에 불을 붙인 상태다.
최근 서버호스팅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KT·KIDC·하나로통신 등도 이미 조립서버는 아니지만 메모리 등 주요 부품의 사양을 낮추는 방향에서 저가서버를 구성하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견 서버호스팅 업체인 아이하트도 조만간 PC급 조립서버를 들여와 중저가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호스팅 업체들은 IT경기의 급속한 침체를 예상치 못하고 연간 200% 달하는 성장률을 예상해 시스템을 과투자한 데다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은 탓에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실제로 국내 최대의 서버호스팅 업체인 호스텍글로벌의 경우 매출의 대부분을 기존 고객들의 서버증설이 차지하고 있고 신규고객 증가율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영향으로 실적이 좋은 일부 기업만이 IT투자를 감행하고 신규고객들은 시장상황을 관망만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경호 호스텍글로벌 사장은 “호스팅서비스의 특성상 한번 고객이 되면 영구적인 고객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나중에 경기가 좋아지면 투자를 늘리게 돼 있기 때문에 일단 저가로라도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체들은 경기상황을 볼 때 중저가 상품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중저가 서버가 자칫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에 도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시장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좋지만 자칫 그동안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가 무너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저가서버 도입은 고려는 하되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시중에 나도는 중저가 서버들 대부분이 대만산 부품을 이용한 조립서버로 대부분이 기존 서버와 달리 PC급 사양에다 스카시가 아닌 IDE방식을 택하고 있어 장시간 사용시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