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인증기관간 인증서 상호연동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증권업협회가 각 증권사에 상호연동과는 배치되는 내용의 지침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나 다른 공인인증기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권업협회 공인인증적용 추진 실무반은 지난 8월 각 증권사에 보낸 ‘증권업계 공인인증 적용표준’을 통해 온라인증권거래에 사용 또는 배제할 인증서의 발급기관 및 등록기관의 구분은 증권사의 필요에 따라 증권사가 결정하도록 했다.
또 각 증권사는 투자자별로 다른 증권사의 투자자 인증서를 포함해 1개의 인증만 사용하도록 하되 한국증권전산의 공인인증센터에서 인증서를 한번도 발급받지 않은 투자자일 경우 인증서 신규발급으로 자동처리하도록 했다.
이같은 내용은 증권사가 특정 인증기관의 인증서를 거부할 수도 있으며, 다른 인증기관에서 발급받은 인증서를 갖고 있다 하더라도 증권거래를 하려면 새로 증권전산의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이에 따라 증권전산을 제외한 다른 인증기관들은 증권업계가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한 공인인증기관의 관계자는 증권업협회 공인인증적용 실무반의 적용표준에 대해 “증권거래 부문만큼은 반드시 증권전산이 발행한 인증서를 사용하도록 하자는 의도”라며 “이는 상호연동에 사실상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인인증 적용추진실무반에 참여한 한국증권전산의 한 관계자는 “부실한 등록대행기관을 통한 공인인증서마저 모두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럴 경우 인증서의 인정여부는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증서 신규발급 자동처리와 관련해 “상호연동에는 증권전산이 가장 먼저 앞장서서 진행해왔다”며 “상호연동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는 아니며 해당 문구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바꾸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행 전자서명법에 따르면 ‘정당한 사유없이 인증을 상호연동하지 않으면 1년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