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산업은 반세기도 채 안되는 기간에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연간 생산 300만대, 수출 150만대의 세계 5위 자동차 선진국으로 발돋움했다. 세계적으로 포화상태에 접어든 자동차는 최근들어 단순한 이동공간이 아니라 보다 안전하게 움직이면서 동시에 각종 오락과 업무를 지원하는 문화·사무공간의 도구로 변신하고 있다. 선두기업들은 환경, 안전, 연료전지, 전기전자 및 IT기술 등이 총 망라된 e카 개발을 21세기 생존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국내 완성차 및 부품업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R&D 투자를 늘리고 전자기술을 적용한 e카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이 지난 93년 최초의 차량항법장치를 선보인 이래 음성인식차, 인공지능형 최첨단 하이벡자동변속기,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을 잇따라 개발해 e카의 물꼬를 텄다. 이어 대우자동차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상용화로 이어지며 e카 컨셉트는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4사의 e카 현황과 전략을 점검한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표1> 현대자동차 전자시스템 적용현황
<표2> 현대자동차 환경친화차량 연혁
<표3> 싼타페 연료전지차 제원
<표4> 기아자동차 전자장치 개발현황
지난 1901년 고종 황제가 캐딜락(4기통) 1대를 도입하면서 시작된 국내 자동차의 역사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의해 그 역사가 쓰여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6년 설립된 현대자동차공업사(현대그룹 전신)는 이후 67년 현대자동차로 사명을 바꾸고 76년 최초의 국산 고유모델 ‘포니’를 첫 수출한다.
99년 기아를 인수하면서 연간 생산량 251만대, 세계 8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떠오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군으로 성장했다.
이같은 명성에 걸맞게 현대기아차그룹은 21세기 디지털 환경에 맞는 첨단 e카 분야에 있어서도 국내 어느 업체보다 활발하게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내 가족이 타는 차를 만든다’는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생산철학 연장선상에서 추진되고 있는 e카 개발현황을 살펴본다.
◇텔레매틱스 현황=현대기아차의 텔레매틱스 역사는 곧 국내 텔레매틱스의 역사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의 텔레매틱스 사업은 지난 96년 선행개발센터의 지능형교통시스템(ITS: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자동차 사고발생시 사고상황을 기록하고 추적하는 시스템을 연구하면서 시작됐지만 이후 휴대폰의 단문메시지서비스(SMS) 기능을 이용해 차량의 위치를 센터에 전송하는 개념으로 확대됐다.
97년과 98년을 거치면서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됐고 이로 인해 멀티미디어, 데이터정보, 모바일 사무실 개념이 추가되면서 보다 진보된 차량 정보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어 2000년 9월에는 차량정보센터(원효로 소재)로 조직을 정비해 서비스 실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보다 편리하고 신속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내부적으로는 설계부문, 애프터서비스와 정비부문, 국내 마케팅 부문이, 외부적으로는 통신업체, 시스템 개발 업체, POI 개발 업체, 교통정보 제공 업체 등이 상호 협력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ITS는 교통상황을 알려주는 정보시스템에 첨단 통신기술을 접목함으로써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주행을 도와준다. 교통의 흐름을 알려주는 단순한 주행 도우미의 역할에서 나아가 멀티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오피스, 긴급구난, e메일과 팩스에 이르기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편리함을 갖춘 시스템으로 조만간 상용화될 예정이다.
◇환경친화 차량 개발=환경친화 차량은 순수한 전기의 힘으로 구동되는 전기자동차, 전기의 힘과 화석에너지(가솔린·디젤)의 적절한 조합으로 운행되는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와 산소의 결합시 생성되는 전기에너지로 움직이는 연료전지자동차 등으로 나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93년 Ni MH 전지를 탑재한 쏘나타 개발을 시작으로 96년 엑센트, 97년 아토스를 잇따라 개발했고 2000년에는 싼타페 전기자동차를 개발해 이듬해 하와이에서 시범운행(15대)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경량화 기술 등 최근 전기자동차 기술이 총 집약된 리튬이온전지가 탑재된 초경량·고성능 소형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자동차로는 지난 95년 서울모터쇼에 컨셉트 차량으로 출품된 바 있는 ‘FGV-1’ 개발을 시작으로 99년 FGV-2, 99년 아반떼, 2000년 베르나와 직렬형 타입인 카운티 버스를 선보였다. 현재 그동안의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양산을 위한 승용 하이브리드차가 개발중이며 아울러 연비 저감효과가 큰 4륜구동 SUV도 개발하고 있다.
연료전지자동차는 2000년 국내 최초로 수소 연료의 싼타페를 제작했으며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선진 메이커의 연료전지차와 함께 시범운행중이다. 특히 싼타페 연료전지자동차는 지난해 실시된 미세린 비벤덤 연료전지 차량 경주대회에서 세계 톱 메이커의 경쟁 차량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성능과 기술을 자랑한다.
◇가상차량개발부문=컴퓨터를 통한 가상세계 이용은 자동차·비행기와 같은 운송산업뿐만 아니라 건축산업 등 우리사회 전반적인 면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컴퓨터 속에 가상 차량을 제작해 이용함으로써 개발 차량의 실제 제작 전에 진동, 소음, 내구, 충돌 등의 성능 등을 가상세계에서 사전에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차량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개발비를 줄일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남양주연구소 주도로 가상차량 개발 적용을 통해 실차에서는 시험이 불가능한 영역까지를 해석해 완벽한 자동차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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