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u커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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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학 행정전산학과 교수 (drnhchoi@cjnc.ac.kr)



 근착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나 외국의 시사잡지에는 종종 이런 제목의 글이 실리곤 한다. ‘당신의 애완견은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가’ ‘당신의 사물이 나의 사물을 부르도록 시켰는가’ ‘당신의 냉장고는 식료품 상인과 대화를 하는가’ 등. 언뜻 제목만 보면 좀 허풍스러운 표현처럼 느껴지지만 내용을 읽어보면 최근의 정보통신 기술이 얼마나 발달했으며, 미래에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잘 설명해준다. 그리고 이같은 글들의 키워드는 당연히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유비쿼터스 커머스(ubiquitous commerce)다.

 u커머스 관련 분야의 연구소들은 앞으로 10년안에 작은 컴퓨터들이 식재된 사물들이 대부분의 일상 업무를 관리하고 기업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B2B나 B2C보다는 B2O(Business to Objects) 방식으로 판매 또는 거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능화된 단말 대 단말, 사물 대 사물 간의 네트워킹을 통한 거래, 즉 u커머스가 보편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u커머스는 유비쿼터스 컴퓨팅, 브로드밴드와 무선통신, 어디든 들고 다니거나 입을 수도 있는 다양한 단말기술, 차세대 응용소프트웨어(실시간 OS·마크업 언어 등) 등 첨단 IT를 쇼핑과 매장관리, 공급망관리(SCM)와 고객관계관리(CRM), 제조공정관리, 부품 및 기계의 유지관리, 물류, 교통, 의료, 기업경영관리, 정보서비스 등의 다양한 분야에 응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체계를 말한다. 따라서 u커머스는 개념적으로 휴대폰이나 PDA 등을 기반으로 하는 ‘무선 상거래(wireless commerce)’와 양방향 디지털 텔레비전을 이용한 ‘텔레비전 상거래(television commerce)’, 말하는 사람 인증과 말하는 사람의 음성인식을 통한 ‘음성 상거래(voice commerce)’, 작고 저렴한 마이크로기계 칩(MEMS chip)이나 무선인식 태그(RFID tag)를 활용한 지능화된 사물을 중심으로 한 ‘말 없는 상거래(silent commerce)’ 등을 모두 포괄하는 의미다.

 그러나 u커머스의 핵심은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고객의 소비활동을 유발하는 일상생활 환경속의 사물, 고객이 사용하는 무선 단말기, 고객이 구매하려고 하는 상품, 기업의 생산·마케팅·물류·판매·고객관리 등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구성하는 기기나 시스템들이 모두 지능화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든 서로가 사람을 대신해 상거래를 수행하는 데 있다.

 전자상거래가 거래공간을 전자공간으로 옮김으로써 신경제를 불러왔듯이 u커머스는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을 통합하는 유비쿼터스 공간 경제를 보편화시킬 수 있다. 유비쿼터스 공간 경제에서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일상 환경과 사물·상품까지도 사람과 더불어 언제나 접속돼 있고(always on), 언제나 상호 작용하며(always interactive), 언제나 상황인식이 가능한(always aware) 지능적인 존재로서 경제활동에 참여한다. 따라서 u커머스는 디지털 경제보다 그 폭이나 깊이 그리고 효과 면에서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다.

 노무라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10년 일본의 유비쿼터스 상거래 규모는 총 34조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의 전자상거래 규모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액수다. 이같은 예측은 u커머스가 도소매, 제조업(식료품·의류·기계 등), 화학, 에너지, 자동차, 의료보건, 리스, 보험과 같은 서비스업 등 대부분의 산업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더욱이 u커머스는 상거래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기업경영·SCM·CRM·자산관리(asset management)·현장인력관리·지식관리·유통관리·안전관리 등 다양한 비즈니스 활동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도소매 분야의 u커머스는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u커머스 환경에서는 센서가 심어지고 센서 네트워크로 연결된 생활공간속 사물(냉장고 등)들로부터 직접 전달되는 주문을 처리하며, 실시간 감지·추적되는 개별 소비자의 상황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함으로써 보다 많은 고객들을 확보할 수 있다.

 쇼핑몰과 같은 매장에서는 모든 상품에 RFID 태그가 부착돼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원하는 상품이 놓여진 진열대로 안내하며, 잘못된 상품진열이나 도난을 방지할 수도 있다. 지능형 쇼핑 카트는 쇼핑한 물건을 꺼내지 않고도 고객이 출구를 나서는 순간 한꺼번에 금액을 계산해 고객의 단말기에 통지하고 즉시 결제를 처리한다. 미국의 월마트가 현재 이를 추진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상품에 보이지 않는 태그를 부착하는 것은 고급의류나 패션 상품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위조상품의 유통을 방지할 수 있으며, 고객들에게 판매된 상품은 거리를 지나가다가도 이 브랜드의 제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개인 단말기를 통해 마케팅을 전개할 수도 있다. 인형이 스스로 자기 옷과 액세서리를 주문할 수 있도록 사물 대 사물간의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u커머스는 비즈니스 혁명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u커머스 기술은 일반 비즈니스 분야에도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

 공장의 생산라인에서는 모든 스마트 기계와 부품들간의 상황인식 및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불량품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화학공장에서는 위험물질을 감지하고 공사장에서는 안전모나 안전장비들에 태그를 부착해 접근통제나 작업활동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공항에서는 수하물에 능동적 RFID 태그를 부착해 스스로 이동경로를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스키장에서는 이용자에게 RFID 배지를 달아 슬로프 등급에 따른 리프트 탑승통제, 요금계산, 충돌경고 및 안전위험지대 접근방지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u커머스는 사물과 사물, 상품과 상품, 기계와 기계간의 지능적이고 자율적인 감지(sensing)와 구동체(actuator)로서의 컴퓨팅 및 무선통신 기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과 가치를 제공한다. u커머스 비즈니스의 가치는 수많은 상품과 물건끼리의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더욱 커진다.

 실제로 일본 NTT도코모의 다치카와 회장은 “무선이 사람간 통신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며 자동차·배·자전거·컴퓨터·상품·애완동물 등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것은 무선통신의 대상이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u커머스 구현을 위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모든 물리공간과 그 속에 존재하는 사물에 컴퓨터를 심어 지능화는 유비쿼터스 물적기반 확대, 센서 네트워크에서부터 광대역 기간망까지 고품질·고속·대용량·무한주소할당(IPv6) 등을 통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구축, 실시간 인증·결재·보안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플랫폼 가동, 유비쿼터스 상품 및 사물들의 무선센서와 인식 시스템 및 상거래 표준화, 개인의 실시간 상황정보에 대한 프라이버시 보호, 센서와 태그의 고기능 및 저렴화 기술 확보 등이 대표적인 과제들이다. u커머스 환경에서 사람이 느끼는 스트레스 해결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박스> u커머스와 e커머스

 u커머스와 e커머스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u커머스는 전자상거래(eCcommerce)나 모바일 커머스(mCommerce)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개념이다. 하지만 u커머스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e커머스와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측면에서 다른 특성을 지닌다.

 첫째, e커머스는 유선 인터넷과 웹 기술을 활용하지만 u커머스는 무선인터넷과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웹현실화(web presence) 기술을 활용한다. 둘째, e커머스가 주로 PC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데 반해 u커머스는 PDA나 입는 컴퓨터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차세대 휴대기기(hand held appliance)를 사용하고 이들 휴대기기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 셋째, e커머스는 상거래 활동이 사람들의 의식적인 컴퓨터 활용을 통해 이뤄지지만 u커머스는 사람이 의식하지 않아도 자율컴퓨팅 기능을 갖는 기기와 사물(기계)들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

 넷째, e커머스의 정보화 영역은 주문·결제와 같은 상거래 과정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이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것에 국한되지만 u커머스에서는 상품이나 그 상품과 연계된 물리적 생활공간속의 사물(가전기기·장난감·인형·변기·화분 등)과 기업의 비즈니스 공간에 존재하는 사물(상품·진열대·계산대 등)들까지 지능화·네트워크화하는 것으로 정보화 영역이 확대된다. 따라서 e커머스에서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상품 거래과정과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제조·물류·상품진열·매장관리가 별도로 수행되지만 u커머스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통합한 상거래가 이뤄진다.

 다섯째, e커머스에서는 주로 고객이 회원으로 가입할 때 입력한 정보를 활용해 마케팅 활동이 진행되지만 u커머스에서는 보이지 않는 컴퓨터로서 단말기기와 사물에 식재된(embeded) 센서·칩·태그·라벨이 고객의 상황정보는 물론이고 상품의 상황정보도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연속적으로 인식·추적·의사소통해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는 ‘유비쿼터스 상황인식 마케팅(ubiquitous contextual marketing)’이 가능해진다.

 여섯째, e커머스에서는 사업영역이 아니었지만 u커머스에서는 생활·경제·산업·교통공간과 그 속의 사물·기계·상품 등 필요한 모든 것에 센서·칩·마이크로머신·RFID 태그 등이 식재되고 이들이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센서 네트워크)로 연결됨으로써 과거에는 없었던 새로운 비즈니스들과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혁신이 일어난다.

 u커머스와 e커머스의 차이는 상품 이미지만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전통적인 상거래에서 상품은 단지 사람이 거래 또는 쇼핑을 하는 대상이었고, e커머스에서의 상품은 실재가 아닌 전자 카탈로그 속의 그림이었다. 그러나 u커머스 시대의 상품은 실제 상품과 ‘증강된 현실’ 속의 상품이 짝으로 연계되고 쇼핑의 대상에 불과했던 상품이 지능화됨으로써 사람을 대신해 쇼핑을 해준다. 말 그대로 객체가 주체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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