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셋톱박스업체들 해외 겨냥 `공격 경영`

 ‘디지털 셋톱박스, 공격 경영 닻 올랐다.’

 국내외 경기 불황으로 산업계가 잔뜩 움츠린 가운데 디지털 셋톱박스 업체가 해외 시장을 겨냥한 공격 경영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크리스마스 특수, 중동 지역의 금식 행사인 라마단 시즌 등으로 셋톱 수요가 4분기에 몰리면서 최대 성수기를 이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휴맥스·한단정보통신·에이엠티 등 주요 셋톱박스 전문 업체는 4분기 매출을 상향 조정하는 한편 수출 지역을 다변화하거나 해외 유통망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공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한단정보통신(대표 이용국)은 올 4분기에만 지난 3분기까지의 매출 501억원에 육박하는 45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셋톱박스 시장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동 라마단과 유럽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단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디지털 포지셔너 내장형 모델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새롭게 구축하고 외형 신장과 수익 확대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거머쥔다는 전략이다.

 택산아이엔씨(대표 김창규)도 올 4분기에만 당초 목표한 매출 1500억원의 50% 정도를 달성할 계획이다. 택산 측은 “유럽시장에서 셋톱박스는 크리스마스의 대표적인 선물의 하나로 매년 4분기에는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고 말했다. 택산은 이미 이달초 유럽 정보기기 유통업체와 2005년까지 셋톱박스 230만대를 공급키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등 굵직한 영업 성과를 올렸다.

 지난 8일부터 열린 전자전에 참가하는 등 해외 바이어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에이엠티(대표 김진묵)도 4분기 매출만 1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이는 올해 목표한 250억원의 40% 정도에 육박하는 규모다. 김진묵 사장은 “4분기는 대대로 셋톱박스 시장의 성수기”라며 “특히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지상파용 셋톱박스를 중심으로 모델을 보완하고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엠테크닉스(대표 소민영)도 올 4분기 당초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 20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이엠테크닉스는 올해 4분기 매출을 포함해 600억원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대표적인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휴맥스(대표 변대규)도 올해 4분기 시장은 지난해 만큼 호황을 누리지 못하겠지만 최대 성수기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겨냥한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최군식 휴맥스 부사장은 “셋톱박스 시장이 올해 중반을 기점으로 구조 조정기에 진입한 상황이지만 전통적으로 수요가 몰리는 4분기는 가장 실적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스트 경영과 기술, 제품 경쟁력을 높여 막바지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