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전자전>상용화 기술 경연장...최대 `비즈니스 전시회`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4대 국제 전자전시회인 ‘홍콩전자전’이 올해로 22회째를 맞이한다.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홍콩무역발전국(HKTDC) 주최로 홍콩종합전시장에서 열릴 이 행사는 신기술이나 미래의 제품동향 소개가 목적인 컴덱스·세빗 등과 달리 이미 상용화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전시와 구매상담이 개최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올해 전시회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중국·대만·미국·일본·독일 등 전세계 22개 국가에서 1600여개 전시업체가 참가, 신제품과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특히 지난해에 이어 ‘홍콩국제전등기구박람회’와 부품전시회 ‘일렉트로닉 아시아’도 함께 열려 그 어느해보다 알찬 전시회가 될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주요 전시분야는 AV기기·가전제품·컴퓨터·멀티미디어·통신장비·보안시스템·전자부품·사무자동화기기 등 각종 전자제품과 상용기술 제품들로 홍콩종합전시장 컨벤션센터의 중앙 전시홀을 비롯해 총 5개 홀로 나뉘어 전시된다.

 올해는 또 혁신기술과 미래 첨단기초기술과 아이디어 제품을 종합해 전시하는 ‘브레인파워 프론티어’ 행사와 전자제품의 최근 시장동향과 사업방안을 교류하는 시장동향 세미나도 동시에 개최돼 업계과 관련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홍콩전자전은 이들 행사 개최를 통해 첨단기술과 제품 등 볼거리가 없어 아쉽다라는 지금까지의 지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홍콩전자전을 방문하는 주요 관람객은 일반 관람객보다도 실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한 바이어가 주류를 이룬다. 컴덱스 전시회가 첨단기술경연 전시회라면 홍콩전자전은 철저한 비즈니스 전시회인 셈이다. 실제로 홍콩전자전 전시제품은 대부분 TV·오디오·주방가전·일반부품 등 일반 전자제품이 주요 전시품목을 이루고 있다.

 홍콩전자전은 이 때문에 참가업체의 상담과 수주실적은 어느 전시회보다 높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홍콩전자전은 국제 행사를 개최하고 사업환경에 최적격지로 불리는 홍콩의 지리적 특성을 그대로 살린 행사로 부각되고 있다. 행사를 준비하는 주최측도 좋은 품질의 전자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바로 이런 면에서 홍콩전자전은 신기술의 산실인 일본전자전이나 부품소재기술을 앞세운 대만전자전, 대기업 위주의 한국전자전과 달리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주최측은 이번 전시회에는 아시아 주요 국가는 물론 미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네덜란드 등 서방 선진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모로코·터키 등 제3세계 소속의 바이어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올해에는 헝가리와 태국이 처녀 참가한다.

 주최측은 이번 전자전이 아시아지역 업체와 미주·유럽 등 비 아시아지역 업체가 한자리에서 만나고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아시아 업체들은 이번 전시회를 중국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아시아 시장 장악력을 더욱 강화하는 기회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또 미국·독일 등 선진국들도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아시아지역내 사업파트너 물색과 장기적으로 세계 최대규모인 중국 시장 진출의 거점 확보를 홍콩전자전 참가 목표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참가국 현황을 보면 주최국인 홍콩의 경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1000개 업체가 참가한다.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250여개 업체가 참가해 홍콩을 제외한 최다 출품국으로 기록됐고 대만도 참가업체가 매년 증가해 ‘중국권’이 전시회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주관으로 한국관을 마련해 41개 업체가 한국공동관 형태로 참여하는 것을 포함해 지난해보다 다소 수가 줄어든 80여개 업체가 각종 소형전자 및 전기제품, 영상시스템 등을 출품했다.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우리나라 참가업체들은 특히 차별화된 제품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무장하고 개미군단의 위력을 유감없이 증명해 보일 태세다. 참가업체 가운데 도우미텍·이스턴마스텍·에어로텔레콤 등은 소형 전자제품이나 통신제품·홈시어터·소형헤드셋 등 각종 전자기기와 부품을 선보인다.

 또 보령일렉트로닉스·메디니스 등도 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마사지기와 가전기기를 전시해 세계 각국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홍콩전자전과 동시에 개막되는 ‘홍콩전등기구박람회’와 ‘홍콩부품전시회’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99년 홍콩전자전에서 분리된 이후 독립적인 전시회로 4회째를 맞이하는 ‘홍콩전등기구박람회’는 형광등, 백열등, 샹들리에, 산업용 전등 등 전등 및 조명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제품이 출품된다. 지난해 14개국 430여개 전시업체, 119개국 2만여명의 관람인원이 참여했던 이 전시회는 이탈리아·독일·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높은 참여율을 보여 해마다 전체 참가업체 수가 늘어나 안정적인 기반에 이른 전시회로 떠오르고 있다. 주최측은 올해도 참가업체수가 469개로 늘어 지난해보다 큰 규모로 치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하는 ‘홍콩부품전시회’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9개 늘어난 511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한 가운데 전시회장 크기도 지난해 수준에 달할 것으로 행사 주최측은 예상했다. 이번 전시회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대만·미국·독일 등이 국가관을 구성해 수출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