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계에서 첫번째 구조조정 사례로 주목받았던 삼보정보통신의 현대멀티캡 인수는 결국 우호지분 확보에 우위를 점했던 현대멀티캡의 승리로 끝나 무산됐다.
현대멀티캡은 10일 열린 임시주총에서 현대멀티캡이 추천한 김인철 현 사장, 이동진 전무, 이두순 상무, 현병주 이사 등이 모두 재선임됐다고 밝혔다. 삼보정보통신이 추천한 인사는 이사진에서 배제됐다.
이날 주총에 앞서 김인철 현대멀티캡 사장과 삼보정보통신의 강웅철 사장이 회동, 표대결은 않기로 합의해 표대결은 벌어지지 않았다.
현대멀티캡측은 “앞으로 새로 구성된 이사진이 책임지고 경영 정상화에 나설 예정”이라며 “삼보정보통신의 이사 파견은 막았지만 향후 PC사업이나 신규사업부문에 대해 삼보정보통신과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보정보통신의 강웅철 사장은 “표대결이 벌어질 경우 현대멀티캡과 삼보정보통신 모두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돼 대승적 차원에서 이번 신임 이사진에 대해 다시 한번 기회를 주기로 했다”며 “현대멀티캡 주식을 매각할 계획은 없으며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실적을 보고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업계 일부에서는 현대멀티캡 경영악화에 책임을 져야 할 일부 인사들이 다시 이사로 선임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경영정상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