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극장용 애니, 올해 개봉작 한편에 그칠 듯

 ‘2002년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딱 한편.’

 당초 올 겨울방학에 개봉될 예정이던 국산 창작 극장용 애니메이션들의 개봉시기가 내년으로 연기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연초 10편 내외의 국산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올해 개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지난 1월 11일 개봉됐던 ‘마리이야기’ 한편에 그칠 전망이다.

 이와관련, 한국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의 문웅빈 과장은 “애니메이션 개봉이 이처럼 늦어지는 것은 제작경험 부족 등으로 인해 제작기간 및 제작비용이 늘고 있는데다가 국내 배급사 및 극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오는 11월2일 동영아트홀과 아트선재센터 등 서울 시내 두곳의 전용관을 통해 개봉될 예정이던 마고21(대표 이정호)의 ‘오세암’이 내년 1월 이후로 개봉일시를 연기했다.

 마고21의 한 관계자는 “자금부족 등으로 인해 마지막 포스트프로덕션과 마케팅 작업이 당초 예상보다 차질을 빚어 연기하게 됐다”며 “현재 배급사가 결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빠르면 내년 1월에 2개의 전용관을 포함해 전국 40개 이상의 극장에서 개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겨냥해 개봉일자를 12월 20일로 잡았던 틴하우스(대표 김문생)의 야심작 ‘원더풀 데이즈’도 내년 1월 30일로 개봉일자를 잠정 연기했다. 이 작품은 현재 개봉예정작 가운데 유일하게 배급사가 A라인으로 확정돼 있는 작품. 틴하우스의 관계자는 “마지막 합성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당초 예상보다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올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등과 함께 관객동원 경쟁을 벌여보고 싶었으나 어려울 전망이다”고 말했다.

 또한 올 상반기중 제작이 완료돼 개봉일자를 조율하고 있는 빅필름(대표 권재성)의 3D애니메이션 ‘엘리시움’도 현재 연내 개봉이 불투명한 상태다. 이 업체는 국내 수입배급사인 D사와 배급계약 마무리 단계에 놓여 있으나 겨울방학에 개봉한다는 계획은 세워 놓은 상태지만 무리하게 서둘러 개봉하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제작이 거의 완료돼 있는 루크필름(대표 김태익)의 아동용 2D+3D애니메이션 ‘스퀴시’ 역시 연내 극장가에서 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퀴시’는 루크필름이 미국의 애니메이션제작사인 펠릭스더캣프로덕션과 공동으로 제작한 것으로 미국에서는 내년 봄경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 업체의 김태익 사장은 “현재 최소 한달의 마케팅 계획을 세우고 마케팅 비용을 위한 자금확보에 나선 상태”라며 “해외시장을 겨냥해 제작한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여건이 확보된 이후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디지털드림스튜디오(대표 이정근)의 3D 애니메이션 ‘아크’ 역시 북미에서 개봉한 이후 국내에서 개봉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연내 국내에서 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