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PDA사업 주도권 어디로 쏠리나

 삼성전자 통신사업본부가 개인휴대단말기(PDA)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포켓PC 운용체계(OS) 기반의 무선 PDA인 SCH-M500을 최근 선보이면서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와의 경쟁이 제2라운드에 돌입했다.

 삼성전자 내부 경쟁은 휴대폰 관점에서 PDA에 접근하는 이동통신단말기 진영과 PC의 확장개념으로 PDA에 진출하는 PC진영간의 대리전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PDA업체뿐만 아니라 이동통신단말기업체에도 큰 관심사다. 또 진대제 사장과 이기태 사장의 한판 승부라는 점에서 더욱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양 사업본부가 경쟁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조직 특성상 두 사업부가 무한정 경쟁하게는 두지 않을 것”이라며 “힘의 우위가 확실해지면 한쪽이 다른 한쪽의 사업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가속붙은 통신사업본부=초기 스포트라이트는 삼성전자 컴퓨터사업부가 소속된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였다.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 진대제 사장은 지난해 동계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면서 미래 제품으로 넥시오를 시연, 전세계 IT업체들의 시선을 끌었으며 지난 2월 넥시오를 정식 출시했다. 그러나 넥시오는 초기 퀄컴칩 문제에 따른 리콜로 한차례 곤욕을 치렀으며 타깃으로 정했던 기업수요도 경기위축으로 3분기까지 2만8000대 공급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통신사업본부는 지난달 중순 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개념의 팜폰(모델명 MITs)을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오는 12월께는 포켓PC 기반의 무선 PDA폰인 SCH-M500(내수용)과 SPH-i700(수출용)을 출시한다. 업계에서는 포켓PC OS를 탑재한 PDA가 PDA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내 어느 사업부가 이를 라이선스하느냐에 따라 힘의 균형이 깨질 것으로 전망했다.

 통신사업본부는 내년에 스마트폰2002 OS를 탑재한 폴더형 ‘SPH-i600’, 팜OS를 탑재한 폴더형 ‘SPH-i500’을 출시할 예정이며 심비안OS를 탑재한 모델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통신단말기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수익을 바탕으로 리눅스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PDA를 개발하고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국내 PDA시장이 소형·무선인터넷·전화기능을 중시하는 만큼 범용 PDA로서는 넥시오보다 SCH-M500이 더 호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전평을 밝혔다.

 ◇수출 경쟁력에서 판가름=통신사업본부가 제품 다양성 측면에서 앞서 있기는 하지만 승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팜폰의 경우 멀티미디어 기능 구현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향후 출시될 SCH-M500은 100만원을 호가하는 높은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결국 두 사업부간 경쟁은 수출시장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사업본부는 이달 통신모듈을 제거한 넥시오를 본격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전세계 PDA시장의 95% 이상은 통신기능을 갖추지 않은 단독형 PDA시장”이라며 “넥시오는 PC와 PDA 중간의 핸드헬드 PC개념에서 출발했으며 이를 요구하는 수요층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통신사업본부는 올해말부터 미국시장에 SPHi-700을 시작으로 무선 PDA를 대량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국내와 같이 무선 PDA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