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 내년으로 넘어가나.’
개방형 유닉스를 과감하게 채택, 화제를 모았던 외환은행의의 차세대 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이 주사업자인 LGCNS와 본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이달로 예정됐던 프로젝트 개시일정이 연기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지난 달 KPMG를 외부 프로젝트관리소(PMO)로 선정하면서 이사회의 동의를 얻어 곧 LGCNS와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말에 열린 이사회에 이 안건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에대해 외환은행 측은 ‘일반적인 절차상의 지연’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사회 표결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것을 우려한 담당부서(차세대시스템 사업추진팀)가 철저한 준비를 위해 안건 상정 자체를 미뤘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최근에 마련된 사외이사 및 분야별 임원 간담회에서 분위기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전문가는 “사업자 선정 당시부터 끊임없이 따라다니던 유닉스시스템을 둘러싼 논쟁이 아직 잔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무진 쪽에서는 유닉스시스템에 대한 논쟁이 종결됐지만 최종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사회의 일부 구성원들이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업추진팀이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유닉스를 선택했던 외환은행이 아직도 기존 메인프레임 세력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는 의미로 향후 사업진행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예상된다. 담당부서와 참여업체 관계자들은 이달 말 열리는 이사회에서는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안건이 통과돼도 본 계약을 위해서는 상당한 의견조율이 필요한 가격협상이 남아있고 일손을 놓고 있던 지난 4개월에 대한 인건비 보전문제도 중요사안이어서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또 은행 차원에서 각종 사업들을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차세대시스템 사업의 본격 가동은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