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회의 `이미지를 경영하라`>(27)IT 벤처 CEO를 위한 조언

 <7> 여성성의 적절한 활용 - 여성 CEO의 경우

 

 여성이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하이힐을 벗어야 한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특히 성별의 영역이 무너진 IT분야에서 활약하는 다수의 여성CEO들은 여성이 갖는 불리한 점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보다는 유리한 특성들을 경영에 도입시켜 잘 활용하고 있다. 비즈니스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성이 천부적으로 전투적인 기질을 타고 태어났다면 여성은 통찰력과 직관 그리고 유연성을 통해 조화를 이루어 낼 줄 안다.

 웹 에이전시인 D사의 CEO는 언제 출근하는 지 언제 퇴근하는 지 직원들이 모를 정도로 항상 근무 중이다. 아직 미혼인 그녀를 보고 일과 결혼했다고 말할 정도지만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빠짐없이 살피는 그녀의 정성스러운 근무자세가 직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주고 동시에 동기유발이 되기도 한다.

 솔루션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K사장은 40대 초반의 주부다. 밤 늦도록 함께 일하지는 못해도 종종 솜씨를 발휘한 야참을 준비해 와 직원들을 격려한다. 나이 어린 직원들은 마치 K사장을 누이처럼 따른다. 근무 분위기 역시 가족처럼 편안하고 돈독하다.

 IT분야의 여성 CEO들은 기업홍보나 매체대응면에서도 뛰어나다. 아직은 여성 CEO라는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끌 수 있는 데다 매체의 특성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적절한 활용을 함으로써 홍보효과를 극대화시켜 비용을 절감하는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극복해야 할 사항들도 있다. 어느 설문에 의하면 여성 경영인들이 가장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으로 ‘접대’를 꼽았다고 한다. 남성 중심의 우리사회에서는 아직도 많은 경우 접대는 술자리로 연결된다. 문제는 사회의 인식이다. 남성의 경우와 달리 여성은 술을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이른바 후일담이 따라다닌다. 때문에 아예 저녁식사 자리 자체를 삼간다는 원칙을 세운 여성 경영인도 있다. 왜곡된 접대문화와 비뚤어진 사회인식을 개선시키고 이겨나가야 하는 것 역시 우리시대 여성CEO들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과제가 아닐까.

 IT업종에 있어 유연한 사고와 신속한 변화수용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모범성과 솔선수범 그리고 감성적인 배려 등 여성CEO의 장점은 이제 성별을 넘어 경영전반에 적극 활용돼야 할 덕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