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하면서 해외 유수의 반도체업체들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모토로라·필립스·인피니온·텍사스인스트루먼츠(TI)·NEC 등 다국적 반도체업체들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으며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 등 국내 업체들의 대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필립스전자 반도체사업부(본부장 정태영)는 자동차의 공기압을 자동 감지해 계기판에 알려주는 ‘타이어 압력 모니터링 시스템(TPMS)’ 장치용 칩(P2SC)을 14일 발표한다. 안정성과 제동 능력을 높여주는 등 사고방지 역할을 맡는 이 칩은 오는 2004년부터 미주지역 수출 자동차에 대해서는 탑재가 의무화될 예정이어서 2006년께 수요기 약 15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스는 또 카오디오, IBOC 표준을 지원하는 디지털 라디오, CAN/LIN 등 차량 내부 규격을 지원하는 솔루션도 곧 발표할 예정이다.
모토로라코리아 반도체사업부(본부장 박찬구)는 윈도 제어 등 각종 차량내 사용되는 초저가 8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나이트론(Nitron)’으로 시장 선점을 꾀하고 있다. 현대오토넷(대표 윤장진)과 함께 CDMA, 블루투스 무선통신망과 연동되는 디지털 카오디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 이 회사는 임베디드 프로세서 기술을 바탕으로 차량용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시장 2위를 달리고 있는 인피니언테크놀러지코리아(대표 채종욱)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저장용 D램과 윈도 및 도어 자동 제어용 MCU 공급에 착수했으며 TI코리아(대표 손영석)는 ABS(Anti-lock Brake System) 및 에어백 등에 탑재되는 압력센서 등으로 한국시장을 넘보고 있다.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현대오토넷 등과 함께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를 주도하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대표 박상호·우의제)는 카오디오용 디지털튜닝시스템(DTS)으로 유럽 수출에 나서고 있으며 현재 막바지 검증단계인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카오디용 튜너·CD플레이어용 칩세트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자동차용 DVD플레이어·LDC모니터·스마트 카드키 탑재 확산에 따른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시장이 개화기를 맞은 만큼 완성차-전장품-반도체·부품업체들이 공조해 성공 모델을 만드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자동차의 전자화, 즉 ‘e카(electronic car)’가 확산되면서 무선 통신망을 통한 정보와 오락 제공, 안전을 위한 자동 제어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 반도체 수요는 전세계적으로 130억∼1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지능형 기능 확대로 2010년까지 연평균 30∼40%에 이르는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