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KT아이컴 합병 급류타나

 KTF가 KT아이컴의 주식 15%를 매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춤했던 합병작업이 본격화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F가 15% 지분인수에 성공할지, 합병 이후 3세대(G) 통신사업을 어떻게 추진할지도 이슈로 부각됐다. ▶관련기사 증권면 확인 요망

 ◇15%를 왜 매입하나=KTF가 KT아이컴 주식을 인수하는 것은 주가상승의 모멘템을 주기 위해서로 풀이됐다. 합병의지를 보여줘 증시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동시에 KT아이컴의 주식을 미리 사들여 합병 이후 발생하는 ‘주식 희석효과’를 줄이려는 시도다.

 증권 관계자들은 KTF가 KT아이컴 주식 15%를 인수함으로써 최소 주당 3% 이상의 주가희석을 막을 수 있다고 봤다. 이는 KTF 주가가 최소 3% 이상 상승되는 것이며 시장에서 탄력이 붙어 4만원 이상 넘을 경우 일반합병 방식으로 합병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이번 15% 인수결정은 소규모 합병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규모 합병은 이사회 결의만으로 회사를 합병하는 것으로 대규모 매수청구 비용을 피할 수 있다. 합병후 피합병인 주주에게 발행하는 주식수가 총발행주식수의 5%를 넘지 않으면 된다. KTF가 15% 인수에 성공하면 KT 및 관계사들의 지분을 포함해 모두 82.83%를 확보, 소규모 합병이 가능하다.

 그러나 KT 및 관계사의 지분을 확보하려면 대규모 증자 후 KT의 대량매수 등 다양한 금융기법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계열사간 불법지원 소지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KTF측도 현재로서는 소규모 합병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사될까=일반 합병이든 소규모 합병이든 이번 15% 인수가 성공해야 합병이 급류를 타게 된다. KTF는 KT아이컴의 주당가치를 1만8227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공모가인 1만8000원과 비슷한 것으로 그동안의 금융비용(이자) 정도만 가산된 것이다.

 KTF측은 KT아이컴 주식에 자금이 묶인 투자자들을 위해 이번 공개매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금을 환금해주겠다는 성격이 강하다. 자금난에 처한 법인 및 일반주주들은 곤두박질하는 증시상황을 고려해 매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1만8227원에는 KT아이컴의 주파수 가치와 성장성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KT아이컴의 투자자들이 물가상승률 등이 반영되지 않고 이자비용 정도만 계산된 1만8227원에 만족하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합병 이후 미래가치를 높이 평가, KTF 주식으로의 전환을 희망하는 주주들이 많을 경우 15% 지분매입이 성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업계 및 증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3G사업은=성공여부를 떠나 KTF가 합병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합병법인의 3G 사업방향도 주요 관심사다.

 KT측 관계자들은 KTF의 주식인수가 합병 이후 전략에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KTF측이 합병의 주체로 등장함에 따라 KT아이컴이 진행하던 비동기식(WCDMA) 서비스가 후순위로 밀리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미 결정한 내년 6월 상용서비스 투자는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지만 2차 투자 등부터는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양사간 합병 이후 대주주인 KT가 합병법인의 대표 및 임원을 어떻게 선임하는가에 따라 WCDMA 2차 투자규모 등이 결정될 것이지만 합병절차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KT측이 이미 KTF의 사업에 비중을 둔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했다.

 이와는 반대로 KTF와 KT아이컴의 합병이 본격화되면 영업망, 기지국 등을 공동 활용할 수 있어 KT아이컴이 독자적으로 3G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