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프리즘>SW산업 불황은 곧 기회

 ▲ 헤닝 카거만 SAP 회장

 

 최근 소프트웨어 업계는 많은 난제에 직면해 있다. 성숙단계에 돌입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장의 혁신분야는 어디인가. 기존 소프트웨어에서 추가로 가치를 도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오늘날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제품군 전체를 구현할 여유가 있는 기업은 과연 어디인가.

 하지만 요즘 소프트웨어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이같은 난제들은 일반 산업이 자연스럽게 겪게 되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비롯되는 문제일 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계의 미래가 비관적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SAP의 경우도 2002년도의 매출신장에 대한 예측을 약간 하향조정했지만 우리는 최근 상황을 결코 위기상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할 수 있나. 이는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새로운 현실로 설명할 수 있다. 고객사는 더이상 대규모 단일 프로젝트를 통해 광범위하게 기업운영을 합리화, 효율화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의 도입을 모색하지는 않는다. 또한 고객사는 모듈방식의 접근법을 취하면서 가장 시급한 업무 프로세스에 중점을 두고 솔루션을 도입한 뒤 향후 프로젝트를 위해 다양한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

 이것은 한 기업이 현재는 SAP의 한가지 제품만을 이용해 공급망 최적화를 도모하더라도 다음 분기나 다음해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의 도입이 필요해질 경우에 대비해 SAP의 CRM 제품이 자사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고객은 기업 운영의 특정 부문을 관리하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더라도 항상 기업의 제반 기간업무 분야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SAP와 다른 개발업체들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여러 기업이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경제성 증대를 위해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방식을 변경할 책임을 안고 있다. 이것이 소프트웨어업계가 안고 있는 문제다. 당연히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업계는 고객이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을 기피하고 있는 현실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

 이에 대해 SAP는 ‘단계별 계약’이라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단계적 계약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실전배치가 가능하다. 또 일부 업무분야 관리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선택하게 함으로써 고객사로 하여금 대규모 초기 투자를 피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기업이 단계별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추가로 필요한 부분을 구입하기 위해 다시 SAP를 찾아줄 것을 희망할 뿐이다.

 새롭게 변화돼가는 소프트웨어 시장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업이 중점을 두어야 할 또 다른 분야는 업무 프로세스 관리 소프트웨어의 개발이다. 대표적인 예가 SAP가 새롭게 선보인 크로스 애플리케이션(xApps)인데 이는 인수합병(M&A), 자원 및 프로그램 관리, 제품출시 등 기업의 운영과 관련된 워크플로 및 업무 프로세스를 관리하도록 지원한다. 또 여러 고객사와 함께 일반 패키지 제품이 제공하지 않는 특별한 기능을 지원하는 신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가 기업의 성공을 좌우하는 다양한 분야의 요구를 충족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IT산업의 침체로 불어닥치고 있는 소프트웨어산업의 불황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