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만 되면 ‘문화의 달’이라는 이름하에 한달 내내 전국에서 다채로운 문화 예술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라 10월 한달 동안 무려 946개의 다채로운 각종 문화예술 행사 및 축제 등이 전국 각지에서 펼쳐진다고 한다. 문화관광부와 소속기관은 131개의 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하며 서울 44개·경기도 88개 등 지방자치단체 개최행사 815개 등 모두 946개에 달하는 축제, 공연, 전시, 경연대회 등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10월 한달 동안 전국에서 개최된다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오랜 전통과 문화예술을 계승, 발전시켜나가고 시민화합의 장을 마련해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에서 풍성한 수확의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처럼 공식·비공식 문화예술축제 행사가 10월 한달 동안 무려 1000여건이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지역 나름의 특성을 살렸다는 것을 감안해도 행사가 서로 중복되기도 하고 부실하기 짝이 없어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이나 참여 시민들의 짜증섞인 소리가 많이 들려 안타깝다.
그런가 하면 일부 지역 행사장은 기관장과 지역 유지들을 위한 홍보장이 돼버린 곳도 있다고 한다.
더욱이 10월은 농촌에서는 수확하느라 한창 바쁘고 일손이 달리는 시기인데 각 지자체들이 그것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확철에 집중 축제를 벌여 가뜩이나 농촌 일손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일손이 달리고 품삯마저 급상승해 농민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런데도 항간에 이들 수해지역 인근 지자체 등에서는 이웃 주민들의 아픔은 아랑곳 않고 축제를 강행해 빈축을 산 사례도 있다. 차라리 큰 수해를 당한 지역의 인근 지자체에서는 축제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내년으로 미루고 수해지역 주민들을 돕고 함께 복구활동에 힘을 합해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옛 조상들은 이웃이 어려울 때 서로 힘을 합하고 또 함께 도와나간 것을 자랑스러운 미덕으로 삼았다. 지금 우리 모두는 이처럼 조상들의 아름다운 정신을 본받아 계승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때라고 본다.
덧붙여 각종 문화예술축제 행사를 특성상 반드시 10월에 치러야 할 이유가 있지 않다고 본다.
낭비성 중복 행사 등은 줄여나가 한 시기에 집중시키지 말고 연중으로 분산시행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며, 또 수확철을 피하는 등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관련 당국과 지자체 행사 담당자들은 머리를 짜내 개선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동현 서울 관악구 봉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