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기술을 사고 판다.’
오늘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코엑스 3층 대서양홀에서는 IT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주고받는 ‘IT테크노마트 2002’의 막이 오른다.
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전자신문사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정보통신연구개발사업 우수결과물의 산업체 이전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해 기술공급자와 기술수요자간 기술거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전시회는 지난 99년 처음 개최될 당시에는 참가기관 62개, 전시기술 142건에 불과했으나 매년 성장을 거듭해 올해에는 총 120개 기관에서 300여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활발한 기술이전 및 기술협력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 전시회는 올해에도 다양한 IT 이전기술을 발굴함으로써 국가 IT 유통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관련 연구소 및 기업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IT테크노마트 2002는 기술이전과 교류의 장으로서 커다란 몫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전시회에서는 IT가 중점적으로 소개, 핵심기술의 교류는 물론 IT의 미래를 조망해 보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주최측은 정보통신부의 9개 전략분야 중 광인터넷·디지털방송·무선통신·컴퓨터·소프트웨어 5개 전략분야를 중심으로 구성하며 나머지 4대 전략분야인 원천기초·핵심부품·정보보호·정보가전 분야는 5대 분야에 포함해 전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행사의 시너지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보통신핵심이전기술설명회, 기술이전 워크숍 등 부대행사와 기술이전 상담실 운영 등 다양한 지원행사가 벌어진다.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코엑스 회의실에서 열리는 정보통신핵심이전기술설명회에서는 △정보통신 기술이전 절차 및 실시계약 체결요령 △정보통신 핵심이전기술별 세부내역 발표 및 시연 △기술이전문의 및 상담 등이 이루어진다.
또 17일 코엑스 회의실에서 개최되는 기술이전 워크숍에서는 우리나라 공공·민간 기술이전 전담기관 종사자 및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내외 기술이전 활성화를 위한 심층적인 논의와 관련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마련될 예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직접적 성과를 경제적 효과로 확산하기 위해 공공연구성과의 민간이전과 상용화를 촉진하기 위한 법적·제도적·조직적인 틀을 정비해 왔다.
지난 2000년 1월에는 기술이전촉진법을 제정하고 같은해 6월 동법 시행령을 제정, 시행함으로써 성과 확산 및 상용화 촉진을 위한 근거를 확립했다. 이 법에 따라 정부는 기술이전 및 사업화 촉진을 위한 종합계획을 매년 수립, 시행하고 각종 기술이전 활성화 정책을 종합, 조정하기 위해 관련부처 차관과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책심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 한국기술거래소의 설립, 기술거래기관 및 기술평가기관 육성, 기술거래사 제도 시행, 기술이전 전담조직 설치 등 육성에 착수했다.
과학기술부의 경우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대학 등 공공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의 민간이전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으로 기술이전 및 판매활동 등을 추진하는 공공기술이전컨소시엄 사업을 올해부터 시작했다.
KIST를 중심으로 수도권지역 대학과 연구소 등이 참여한 수도권기술이전컨소시엄, KAIST를 중심으로 대덕지역 출연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대덕밸리기술이전컨소시엄,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을 중심으로 대학·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영남기술이전컨소시엄, 생산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대학·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중부권공공기술이전컨소시엄을 구성, 지원하고 있다.
산자부도 기술거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민관 공동으로 230억원 규모의 기술사업화 투자조합을 결성, 운영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청의 경우 2000년과 지난해 전국 20개 사립대학에 기술이전센터를 설치하고 지난해 11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총 1200여건의 기술이전 상담을 통해 98개 기술을 중소기업에 이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부와 출연연들의 적극적인 기술이전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서는 이러한 기술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기술이전사업은 정부 출연연구소들의 기술개발결과를 공급자 중심에서 민간으로 이전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 연구성과의 확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업무형태는 창업지원활동, 기자재 공동이용, 연구원 파견제도 등 기술이전의 광범위성만큼이나 다양하고 포괄적이다.
대부분의 기술개발사업들은 기술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산업계의 참여를 통해 자연발생적으로 기술이전이 되도록 하는 계약연구, 공동연구 등의 수단들이 있으며 기술개발 종료 후 연구결과의 이전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출연연과 대학의 연구활동은 산업적 활용을 위한 응용연구라기보다는 기초연구 일변도여서 기업의 수요와는 거리가 멀고 기업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연구성과의 확산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기술의 사업화, 특히 공공자금의 지원에 의해 개발된 기술의 사업화 활용수준은 극히 낮은 편으로 출연연구소·대학·국공립 연구기관이 보유한 공공연구개발성과의 사업화 성공률은 10% 미만, 특허권의 사업화비율은 24%, 국유특허의 실시율은 20%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연구성과 확산과 실용화 촉진을 위한 제도개선과 기반구축 노력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우선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성과 관리 및 이전 등에 대한 지침이 없어 체계적이며 공정하고 효율적인 성과관리·이전·확산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또 기초원천기술의 부처간 이전체계도 확립돼야 한다. 특정부처에서 개발된 우수 기초원천기술에 대한 후속단계의 지원이 제도화되지 않는다면 연구개발자는 후속연구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이밖에 국내 미활용기술이 수출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체제도 구축해야 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