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만업체들이 국내에 노트북PC를 공급하면서 상도의에 어긋나게 동일한 모델을 여러 업체에 공급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국내 PC업체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소 및 유통업체들이 노트북PC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국내 PC업체간 과당경쟁과 대만업체들의 매출 우선정책이 맞물려 동일한 기종의 노트북PC가 다른 상표로 판매되고 있다.
세이퍼컴퓨터(대표 박종진)와 인터넷 쇼핑몰 및 유통업체인 갤럭시게이트(대표 홍문철)는 대만의 노트북PC업체인 트윈헤드사로부터 동일한 모델의 노트북PC를 수입, 판매중이다. 세이퍼는 이 제품을 자사의 노트북PC 브랜드인 ‘투카나’로 판매하고 있으며 갤럭시게이트는 ‘갤럭시’로 명명해 시판하고 있지만 기본적인 스펙은 물론 외양까지 똑같다. 가격은 갤럭시게이트 제품이 세이퍼에 비해 20만∼30만원 저렴하다.
7월 하순부터 국내에 이 제품을 먼저 판매해온 갤럭시게이트의 한 관계자는 “당초 수입당시에는 트윈헤드사가 이 제품에 대한 한국내 독점 공급권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했다”며 “어찌됐든 이는 상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세이퍼컴퓨터측은 “트윈헤드사와 오랜기간 얘기를 해왔으며 세이퍼가 수입을 결정하기 전에 갤럭시가 먼저 수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판매망이 다르기 때문에 두 업체에 큰 피해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대리점들은 갤럭시게이트와의 판매 가격차이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현대멀티캡이 대만의 노트북PC업체인 ECS사로부터 데스크톱 CPU를 채택한 저가 노트북PC를 구매했으나 이후 성일컴퓨텍·현주컴퓨터 등이 같은 모델을 수입해 3개 회사에서 동일한 모델을 출시했던 사례도 있다.
현대멀티캡측은 “ECS가 독점 공급 조건으로 내세운 물량 개런티가 너무 많은 수량이어서 이를 거절했더니 타 업체에도 같은 모델을 공급했다”며 “대만업체들이 상도의 보다는 단기적으로 많은 수량을 판매하는 정책을 펴다보니 이런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