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자상거래 지불대행(PG) 업계에 때아닌 시장점유율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던 이니시스가 최근 2위 사업자인 케이에스넷에 수위자리를 넘겨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순위 산정기준을 놓고 양사간의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발단은 지난 7일 케이에스넷(대표 김일환)이 8월 한달간 PG 시장점유율의 자체 집계 결과를 발표하면서부터. 케이에스넷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전체 2500억여원의 월 거래실적 가운데 자사가 870억원을 기록, 시장점유율 33%로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이니시스는 750억원으로 2위에 내려 앉았다.
그러나 이니시스는 자료산출 근거가 ‘대표가맹점’으로 등록된 PG 가운데 순수 ‘신용카드’ 거래실적만을 반영한 것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대표가맹점이란 신용카드사에 정규가맹점으로 등록하기 힘든 중소형 쇼핑몰을 대신해 PG사가 가맹점 대행계약을 맺은 것을 이르고 통상 업계에서는 PG사가 지불 및 가맹점 대행까지 맡고 있다. 하지만 PG의 대표가맹점에 속하지 않고 자체 가맹점 계약을 맺는 인터넷 쇼핑몰도 상당수 있는 게 사실. 이니시스는 독립 가맹점도 상당수가 자사의 지불대행 서비스를 받고 있으며 케이에스넷의 산출자료에는 이같은 실적이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니시스는 지난 8월 한달간 대표가맹점 거래실적은 750억원이지만 자체 가맹점의 지불대행 실적이 240억원에 이르러 전체적으로 990억원이라고 주장했다. PG업체의 수익모델이 가맹점 분류형태가 아닌 지불대행 서비스 수수료인 점을 감안하면 이니시스가 여전히 1위인 셈이다. 여기다 케이에스넷은 순전히 신용카드 거래실적만을 산출한 반면, 휴대폰·ARS·전자지갑·계좌이체·무통장입금 등 종합 지불서비스 실적까지 합칠 경우 이니시스는 월 거래액이 1200억원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주장을 종합하면 가맹점 분류형태와 지불수단에 따라 순위가 오락가락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니시스가 오는 16일 코스닥 등록 최종심사를 앞둔 공교로운 시점에 점유율 공방이 불거졌다는 점. 최근 주식시장 침체와 더불어 까다로워진 등록절차를 고려하면 이니시스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니시스는 “PG업계가 온라인 가맹점에 다양한 지불서비스를 제공하고 그 수수료를 수익원으로 한다는 점에서 케이에스넷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