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부상 아시아 경기대회>종합 2위...IT성적은 당당한 `金`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범아시아권 IT협력의 제전.’

 지난 9월 29일부터 14일까지 16일간의 열전 끝에 막을 내린 제 14회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아시아 각국의 화합과 교류의 장이자 IT 민간외교의 한마당 축제였다.

 이번 대회의 의의는 무엇보다도 남쪽에서 열리는 행사에 북한선수단이 참가했고, 21세기 첫 독립국가인 동티모르가 가세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4개 국가가 모두 출전한 첫대회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완벽한 경기준비를 소리없이 지원한 또 다른 의미를 찾는다면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IT 민간외교의 소리없는 장으로서 내실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월드컵이 IT코리아의 기치를 내세워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역할을 했다면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한국의 앞선 IT를 이웃 국가들에 제공하고 교류의 토대를 마련한 실질적 협력의 장으로 기록될 것이다. 우리의 이동통신기술·무선인터넷·전산망관리기술·정보보호기술 등이 특히 부각된 이번 대회는 세계 최고의 IT인프라 구축에 기반한 정보사회의 미래를 아시아권에 과시하는 동시에 협력과 제휴가능성을 잘 보여준 마당이었기 때문이다. 아시아 IT 맹주로서 세계 IT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모색해온 한·중·일 3개국의 범아시아 협력이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IT 3강의 연결고리를 재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우선 행사기간 중 부산에서 개최된 IT엑스포2002 전시회는 스포츠 제전에서 어우러진 아시아 국가들을 자연스럽게 IT라는 주제로 또 다시 한곳으로 이끌어냄으로써 IT외교에 큰 역할을 해냈다. 행사기간 중 열린 IT엑스포2002에는 중국과 일본, 미얀마, 캄보디아, 홍콩의 IT정책 입안가와 주요 IT기업이 참가했다. 이들은 동시에 정통부와 국내 주요 IT업체를 방문해 국가간 IT협력 내지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범아시아 IT협력의 장으로서 부산아시아경기대회를 빛냈다.

 중국에서는 통신시스템 및 부품 사업자인 거룡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의 만리청 총경리, 장서화 공사총재, 중흥통신의 도필근 부총경리, GIS사업자인 단둥강내달전기유한공사의 매세춘 총경리, 신식사업부경제운행사의 주사군 처장, 중국전자기업협회 나심 부비서장, 중국전자기업협회절강대표처 창민민 수석대표 등 정·재계, IT업계의 유력인사 70여명이 일제히 방한했다.

 일본 경제단체 및 IT업계 인사의 방한도 줄을 이었다. 지난달 29일 마사히로 고바야시 교에이산업 사장, 하야시 주이호 휴맥스 사장, 리키리 OSCT투자유한공사 사장, 후미오 나가세 이미지카 사장 등 일본 재계 대표 20여명이 현해탄을 건너와 부산지역 IT업체들과 개별적인 투자상담을 가졌다. 부산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후쿠오카시에서도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코트의 마쓰오 마사히로 사장, 후쿠오카시 경제진흥국 경제정책부장인 구와타 데츠시, 국제경제과 나카무라 유타카 외에 디지털데이터시스템연구회, 후쿠오카아시아IT비즈니스네트워크 소속기업 등의 관계자 24명이 부산시 기업과의 교류회를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중국·캄보디아·홍콩·미얀마 등 동아시아 국가 고위 정계 인사들의 ‘한국 IT배우기’ 행렬도 장사진을 이뤘다. 특히 중국 국가주석 겸 총서기 장쩌민의 장남인 장몐헝 중국과학원 부원장(48)은 지난달 25일 중국 IT분야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해 이상철 정보통신부 장관을 예방하고 양국간 IT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장 부원장은 체류기간 동안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 공장과 수원·구미공장, KT와 하나로통신 본사 등을 방문해 한국의 첨단 산업인 반도체와 통신분야에 관심을 보여 한중 협력의 가능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지난달말 망망틴 미얀마 우전통신청 사장과 쇼칸 캄보디아 관방장관이 각각 정통부 차관을 접견해 한국의 통신정책 경험과 CDMA기술에 대한 교류 의사를 전달한 것도 대아시아권에 대한 밝은 교류전망을 보여준 사례다. 또 홍콩 입법회 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의원 7명이 우리나라의 IT정책 벤치마킹을 위해 방한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전산원·한국IT중소벤처기업연합회·한국정보문화센터·SK텔레콤 등을 차례로 둘러본 것도 좋은 예다.

 이처럼 유례없이 많은 IT행사와 함께 아시아 각국의 유력한 IT인사가 방한해 IT관련 협력논의를 했다는 점에서 부산아시아경기대회는 대회 참가자와 방한 인사들에게 IT 미래에 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는 아시아 각국에 성공적인 스포츠행사라는 점 외에 IT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공유토록 한 아시아권 최대의 IT의 제전이란 점에서도 오랫동안 각인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