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기업들의 잇따른 거래소행이 증권가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거래소를 택한 종목들의 상장후 주가 흐름과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기업들이 거래소로 옮길 것인가 하는 두가지 문제로 압축될 수 있다.
◇주가는 그리 신통치 않아=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코스닥을 등지고 거래소로 이전한 기업들은 웅진코웨이, 필룩스, 우신시스템 등 6곳이다. 이들이 코스닥을 버리고 거래소를 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중 하나가 ‘시장의 정당한 평가’였다. 하지만 실제 주가 흐름상으로는 뚜렷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장한 날로부터 14일 현재까지 주가가 오른 종목은 웅진코웨이와 신세계건설 등 2종목뿐이다. 나머지는 주가가 코스닥 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우신시스템과 필룩스는 절반 가량 주가가 폭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따라서 ‘거래소 이전=주가 상승’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래소 상장 자체가 개별 종목의 주가회복에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웅진코웨이는 거래소 이전의 모범 사례로 꼽힐 만하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8월 7일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당시 3000원을 밑돌던 주가가 14일 현재 8000원선으로 세배 가까이 상승했다. 물론 실적과 수익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거래소 이전 움직임이 우량 종목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어 종전과는 차별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통신주는 요건 미흡, SBS-LG홈쇼핑 등 1순위=현재 코스닥 시가 총액 10위 종목군에서 엔씨소프트를 제외하면 당장 거래소 이전이 가능한 기업이 그렇게 많지 않다. 이중 30%를 차지하는 3개 대형 통신주인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이 모두 부채, 3년연속 이익 달성 등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상 기업을 시가총액 20위권으로만 확대해도 이전 가능 종목은 상당히 늘어난다. 우선 SBS가 거래소 이전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LG홈쇼핑은 최근 “거래소 이전에 아무런 걸림돌이 없으며 검토중이다”고 밝힌 바 있다.
코스닥 정보기술(IT)종목의 기린아 휴맥스도 최근 “거래소 이전을 검토중”이라고 밝혔으며 15일 실적 발표에서 모종의 선언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가총액 20위권 내의 CJ39쇼핑, 유일전자, KH바텍 등도 사실상 장벽은 없는 셈이다.
방원석 동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업체 중 거래소 상장 요건이 충족되는 기업들이 상당히 있지만 여전히 협회와의 관계, 코스닥시장의 특성 등을 고려해 쉽게 결정을 못내리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이밖에 비IT기업 중에는 시가총액 4위인 기업은행이 거래소 이전을 강력히 추진중이며 원익·비티씨정보도 거래소이전을 준비중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