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증시`화제기업>플레너스

 최근 한국 대작 영화들의 잇따른 흥행 실패로 국산 영화 제작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플레너스의 ‘가문의 영광’이 개봉 한달 만에 400만명의 관객을 동원,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플레너스의 영화사업부문은 지난 6월 ‘시네마서비스’를 합병하면서 주력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올해 및 내년 이후 기업수익 향상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합병 이전인 올해 초 시네마서비스는 ‘공공의 적’을 흥행시키고, 합병 후에도 소위 ‘대박’영화를 내놓아 지주회사인 플레너스의 실적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플레너스측에 따르면 가문의 영광은 개봉 19일 만에 3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35억2500만원의 순이익 증대 효과가 생겼으며 지난 13일 400만명을 넘어서면서 52억700만원으로 기대치가 높아졌다.

 여기에다 다음달 초 개봉 예정인 ‘광복절 특사’ 역시 흥행 예비 종목으로 부각되고 있어 올해 플레너스는 3편의 한국 대박 영화 제작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플레너스는 현재 추진중인 코아텍 사업부문 매각 작업이 완료되면 영화가 전체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흥행 성공은 곧바로 플레너스 기업가치 향상과 직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영화산업의 특성상 소위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인식이 강해 현재 흥행에 성공한다고 해서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따라서 몇개 작품의 흥행이 플레너스의 향후 수익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김창권 교보증권 연구원은 “플레너스는 올해 한국 영화 제작 편수 및 투자를 줄여 일단 흥행 비수기를 넘겼다”며 “내년에는 영화시장이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영화 사업부의 매출이 올해는 6월부터 반영되지만 내년에는 1월부터 반영돼 자연적으로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가도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주가 수준은 약 한달 전 대비 30% 가량 빠진 상태여서 낙폭과대로 인한 기술적 반등도 가능한 국면이다.

 다만 최근 전체 증시 상황이 불확실해 앞으로의 기대만으로 주가 상승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가문의 영광’이 300만명을 돌파한 이달 초 주가가 반짝 상승하는 데 그쳤다는 점이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400만명을 돌파한 13일 이후 이틀째 상승하고 있는 플레너스의 향후 주가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상반기 한국영화는 투자과열로 인한 한국영화 제작편수 증가로 외형은 성장(작년대비 41.48%증가)했지만 편당 관객수는 서울기준으로 16만5000명을 기록해 작년보다 16% 감소했다. 이러한 악조건에서도 올들어 3분기 말까지 동사가 투자·배급한 영화의 편당 평균관객수는 150만명 수준(전국 기준)으로 독보적인 흥행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경영진의 흥행 노하우 때문으로 판단된다. 회사측에서 밝히는 올해 예상매출과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626억원, 100억원 수준(상반기 매출 144억원, 순이익 32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한 주당 순이익(EPS)은 770원으로 주가수익비율(PER) 13배다. 지난 6월 시네마서비스와 합병했기 때문에 올해에는 7개월치만 플레너스 손익계산서에 합산되지만(1∼5월은 지분율 65%에 대해서만 지분법평가익으로 반영됨), 내년에는 온기가 모두 반영되기 때문에 외형과 수익이 한단계 레벨업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