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애니메이션 창작 역사는 길지 않지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직 기획과 시나리오 부문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단시일내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애니메이션 하청에서 탈피해 창작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난 8월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강한영 선우엔터테인먼트 회장(55)은 이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이 국내에서 배출될 때가 왔다고 말한다.
실제로 선우는 최근 프랑스 칸에서 폐막된 방송프로그램 전문견본시인 ‘밉컴(MIPCOM)’에서 자사의 TV애니메이션인 ‘미니비’의 파일럿프로그램이 미국·일본 등 내로라하는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출품한 작품을 제치고 가장 높은 상영횟수를 기록하는 등 행사장을 찾은 외국 애니메이션 전문가들로부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동안 외국 애니메이션 업체들과 꾸준히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지금처럼 우리 작품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여온 적은 없습니다. 이미 일본의 메이저 애니메이션제작사 가운데 하나인 스튜디오IG와 향후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데 기본적인 합의를 했습니다.”
강 회장은 이같은 인지도 확산을 바탕으로 전세계 시장을 겨냥한 한·중·일 공동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선우가 중심이 되고 일본의 스튜디오IG 그리고 중국의 애니메이션제작사 한두 곳과 공동으로 진행할 이 프로젝트는 내년 정도에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회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애니메이션 창작열기가 뜨겁다”면서 “아시아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을 한·중·일 3개국이 공동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회장은 아울러 일본과 미국 중심의 애니메이션에서 과감히 탈피, 한국적인 애니메이션 산업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외국작품을 하청으로 제작하고 또한 그들 작품만을 보아 왔기 때문에 국산 창작품들이 나름대로의 개성을 지니지 못했습니다. 선우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성장하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제작시스템과 기법을 개발해 한국적인 작품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코스닥 상장과 동시에 종합엔터테인먼트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세계가 인정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사업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며 이의 일환으로 내년부터는 미국법인을 통해 현지에서 직접 TV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공연예술 등에도 과감히 투자할 방침입니다.”
<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