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늪 빠진 `PC게임` `구원의 神`으로 등장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늘어가는데 PC게임시장은 불황의 늪에서 빠져 나올 줄 모르고 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불법복제. 와레즈 사이트를 통한 PC게임 불법복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시장에 주는 영향은 실로 크다.

 더구나 온라인게임의 급성장도 PC게임시장에 찬바람을 불게 만드는 이유다. 인기 온라인게임이 유료화에도 불구하고 동시접속자가 수만에서 십수만을 기록하며 게이머들의 발길을 잡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PC게임의 위기는 이래저래 온라인의 발달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PC게임업체들은 원망스러운 ‘온라인’을 통해 PC게임의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온디맨드(Game On Demand 이하 GOD)서비스가 바로 그것.

 GOD 서비스는 말그대로 원하는 게임을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재생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스트리밍 기술이나 별도의 콘텐츠 제공기법을 적용, 원천적으로 불법복제가 불가능해 PC게임의 새로운 유통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별도의 게임CD 설치나 큰 용량의 파일을 다운로드도 필요없이 원하는 게임을 클릭하나로 즐기자는 것이 이 서비스의 원대한 발상이다.

 이 서비스가 잘만 될 수 있다면 그야말로 매력덩어리임에는 틀림없다. 그동안 PC게임 업체들에 가장 큰 골칫덩어리인 불법복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박스제작 비용, 중간마진 등 오프라인 유통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줄여 저렴한 가격으로 게임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인 게이머들에게도 인터넷만 연결되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셈이니 이 또한 일석이조다.

 GOD서비스는 아직 큰 성공을 거둔 곳은 없지만 올 하반기부터 서비스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는 룩앤플레이(http://www.looknplay.com). 이 사이트를 서비스하는 케이비케이(대표 이동준)는 미국 게임콘텐츠서비스 회사와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고 ‘발더스게이트’ 등 풀버전 40여개와 ‘디아블로2’ ‘메달오브아너’ 등 데모버전 200여개 등 무려 300개에 달하는 PC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현재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어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한번 접속해 볼 만하다.

 이미 테스트를 끝내고 유료화된 곳도 있다. 데이콤 천리안(대표 박운서)이 운영하는 GoD(http://god.chol.com)에서는 지난 9월 27일부터 1일 500∼700원, 5일 상품권 1500원의 이용요금을 받고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모나폴리’ ‘쥬라기원시전2’ ‘문명2’ 등 국내외 유명게임 12개를 만나볼 수 있다.

 게임유통사인 조이온(대표 조성용)도 올해 말부터 조이온닷컴(http://www.joyon.com)을 통해 GOD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며 넥슨(대표 정상원)도 미국 밸프소프트웨어와 계약을 맺고 이 회사가 개발한 GOD 서비스 ‘밸브’를 곧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밖에 야후코리아 등 포털사이트업체도 GOD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GOD 서비스를 이용해 본 사람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 GOD 사업자들은 GOD 서비스가 게임 설치 및 삭제 등의 작업이 불필요하고 업그레이드의 번거로움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구나 기대 이상으로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속도도 빠르다. MP3 파일로 된 음악파일을 인터넷으로 검색해 감상하는 일이 일반화된 것처럼 PC게임도 온라인으로 원하는 게임을 검색해 즐기는 세상이 예상보다 빨리 올 지도 모른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