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최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세계 1·2위 TFT LCD 제조업체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가 중국에 모듈공장 설립을 본격화, 치열한 시장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최대 라이벌인 대만의 주요 업체들도 이미 중국에 공장을 설립했거나 추진중이어서 삼성과 LG의 현지공장이 가동되는 내년 3분기 이후 중국시장 선점을 위한 세계 TFT LCD 업계간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필립스가 지난달 12일 중국 난징에서 기공식을 갖고 현지 TFT LCD 모듈공장 설립에 착수한 데 이어 삼성전자는 오는 25일 쑤저우 플레시메모리모듈 공장 인근에 현지 TFT LCD 법인인 ‘SESL’(법인장 박재욱)의 모듈공장 착공식을 갖는 등 중국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계 메모리 및 TFT LCD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은 특히 이번 중국 공장 착공식에 맞춰 쑤저우를 거점으로 향후 중국의 반도체 및 TFT LCD 생산시스템 및 시장공략을 위한 그룹 차원의 비전과 비즈니스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LG필립스와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내년 2분기안에 공장 완공과 시험가동을 끝내고 3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사는 우선 국내에서 노트북 및 모니터용 TFT LCD 패널을 생산해 중국으로 반출, 현지에 동반진출할 백라이트유닛(BLU) 등 관련업체로부터 주요 부품을 조달받아 완제품(모듈)을 생산한다. 생산능력은 양사 모두 월산 30만개 수준이다.
양사는 특히 기존에 진출한 난징(LG)과 쑤저우(LG) 및 인근지역의 전자계열사 공장을 유기적으로 연계함으로써 이들 지역을 각각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전진기지로 육성할 방침이어서 향후 어느 곳이 중국 최대의 TFT LCD 생산거점으로 도약할지도 새로운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양대 TFT LCD 업체 삼성전자와 LG필립스가 중국진출을 본격화함에 따라 대만의 TFT LCD ‘빅5’ 업체들의 중국진출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여 중국이 세계 TFT LCD 업계의 새로운 격전지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중국은 이미 TFT LCD의 주 수요처인 델·HP·도시바·소니·NEC 등 내로라하는 PC 및 모니터 업체들의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내수시장이 급성장을 거듭하는데다 실질적인 구매업체인 노트북·모니터·TV업체들이 속속 중국에 진출, LCD업체들의 중국진출은 앞으로 러시를 이룰 것”이라며 결국 세계 시장의 헤게모니 쟁탈전은 중국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만의 TFT LCD 업계에서는 AUO(쑤저우), CPT(우지앙), 한스타(난징)가 이미 후공정 조립 공장을 설립한 상태이며 퀀타디스플레이와 치메이(CMO) 등도 중국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