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고상근 기계공학과 교수

 “블루투스를 이미 한물간 기술이라며 외면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머지 않아 블루투스가 침체된 IT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핵심 아이템으로 부상할 텐데 말입니다.”

 고상근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46)는 요즘 학생들보다 기업체 기술자를 지도하느라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가 지난해부터 준비해온 직장인을 위한 블루투스 전문기술강좌가 서울대에서 마침내 시작됐기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개설된 블루투스 강좌는 기업체의 현장업무에 맞춰 기초적인 블루투스 기술개요에서 프로토콜, 스택, 인증과정까지 제품개발의 전과정을 단시일 안에 습득하도록 강의내용이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고 교수가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여기는 점은 난해한 블루투스기술을 초보자도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독자적인 교육과정을 완성시킨 것이다.

 고 교수가 블루투스 전도사로 발벗고 나선 것은 서울대 블루투스랩(http://www.bluetoothlab.co.kr)을 이끌면서 국내 산업계의 블루투스기술 상용화가 더이상 지체돼서는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블루투스는 어느 순간 우리 일상 속으로 파고들 핵심기술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유럽, 일본에선 이미 제품상용화가 활발해요. 특히 차량용 텔레매틱스분야에서 블루투스의 파급효과는 지대하거든요. 앞으론 블루투스기술로 상대방의 명함정보까지 인식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이런 추세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지식기반을 제공하는 것은 제 사명이라 생각합니다.”

 고 교수는 현재 국내 블루투스 전문인력층이 너무도 빈약하다며 아직 시장이 열리지도 않았는데 기업간 경쟁으로 초보적인 정보공유조차 안되는 것이 더욱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그는 민간업체에서 블루투스기술을 공개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교육기회를 마련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임베디드 전문업체 마이크로비전과 함께 완성한 블루투스 전문교육과정은 벌써부터 기업 실무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듣고 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와 연습용 키트까지 한국인을 위해 직접 개발했다. 거기다 내로라하는 국내 블루투스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와 이론교육만으로는 터득하기 힘든 풍부한 현장노하우를 단시일 내에 익힐 수 있도록 한다.

 요즘 그에게는 꿈이 생겼다. 자신이 직접 개발한 블루투스 교육과정을 지식상품으로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다. 서울대 블루투스랩의 대학원생들과 밤새워 개발한 교육용 소프트웨어에 대해 벌써부터 미국, 일본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조금만 노력하면 블루투스분야에서 한국이 세계 선두로 나설 수 있어요. 향후 블루투스교육강좌의 규모와 내용을 더욱 확대해서 한국을 블루투스강국으로 만드는 데 힘쓰겠습니다.”

 <글=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