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IPv4/IPv6 변환기술이 세계 인터넷기술 관련 국제표준화기구인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 http://www.ietf.org)에서 공식표준문서(RFC)로 등록되는 쾌거를 이뤘다.
17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오길록 http://www.etri.re.kr)은 IETF에 기고한 ‘IPv4/IPv6 호스트 변환기술’이 최근 IETF에서 공식표준문서인 RFC 3338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변환기술의 공식명칭은 ‘BIA(Bump In the API)를 이용한 듀얼 스택 호스트(dual stack hosts) 기술’로 ETRI가 지난해 3월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제51차 IETF 회의에서 NGTrans(Next Generation Transition) 워킹그룹을 통해 발표된 후 네 차례의 회의를 더 거쳐 1년 7개월여 만에 등록된 것이다.
국내 기술이 IETF에 표준안으로 등록된 것은 지난 93년 KAIST 박사과정 연구원이 인터넷 메시지 작성시 한글코딩 방법에 관한 기술로 등록된 표준안에 이어 두번째다. 그러나 93년 등록된 표준안의 경우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국지적인 표준안인 반면 이번에 등록된 IPv6 표준안은 IETF 워킹그룹에서의 논의과정을 통해 용인받은 국제적인 표준안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의미에서는 IETF에 등록된 국내 최초의 국제표준이라는 것이 ETRI측의 설명이다.
IPv6는 IPv4의 호환성과 확장성 및 이동성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제안된 대표적인 차세대 인터넷 핵심기술로 이번 표준 등록은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 국내 기술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입증받은 것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에 채택된 ‘BIA를 이용한 듀얼 스택 호스트 기술’은 컴퓨터 등 단말기에서 기존 IPv4 응용 프로그램들을 IPv6망에서도 수정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 주소변환 핵심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3∼5년 내에 주소고갈의 문제가 발생될 것으로 예상되는 IPv4 기반의 응용들이 아무런 수정 없이 IPv6망에서 재활용되도록 함으로써 IPv6 도입을 앞당기는 데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IETF에 등록된 표준문서수는 현재 3400여개로 이 중 대부분을 미국에서 등록했고 노벨과학상 4년 연속 수상으로 과학대국으로 급부상중인 일본의 경우도 4개만 등록된 상태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