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장비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를 맞아 중계기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중계기는 기지국의 전파를 수신해 증폭한 후 단말기로 재송신하는 장치로 기지국 설치가 용이하지 않거나 지하터널, 지하철 역사 등 전파음영지역에 주로 설치된다. 특히 중계기는 전국 규모의 이동통신망을 구축해야 하는 통신사업자에 투자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그동안 많은 인기를 끌어왔다.
중계기는 크게 건물 및 지하에 설치되는 인도어(in door)용 중계기와 시 외곽지역 및 도심 구간에 설치되는 아웃도어(out door)용 중계기로 나눌 수 있다. 인도어용 중계기와 아웃도어용 중계기는 다시 주파수 변환 중계기, 무변파 중계기, 분산형 중계기,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기, 디지털 광중계기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러한 중계기는 90년대 중반 이동통신시대 개막과 함께 급성장해왔으나 지난해부터는 이미 대부분의 음역지역이 통화가능지역으로 전환되면서 수요가 줄어들었다. 더우기 중계기는 이동통신망의 핵심을 이루는 기지국 장비에 가려 통신사업자의 투자 순위에서도 뒤로 밀리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3G시대가 열리면서 중계기는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사업자가 새로운 이동통신망 구축에 나섬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3G용 중계기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2000억∼3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비동기식 3G 중계기 시장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월 KT아이컴이 비동기식 3G 중계기 공급자 선정에 나서 쏠리테크·이스텔시스템즈·파인디지털 등 총 5개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SKIMT는 지난 8월 총 8개 부문에 걸쳐 13개 업체를 1차 BMT 적합업체로 결정했다. SKIMT는 이들 13개 업체를 대상으로 2차 BMT를 거쳐 내년 초까지 공급자 선정을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중계기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총 1만대 1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던 중국 중계기 시장은 올해 통신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이 동기식 3G 기술인 cdma2000 1x 방식의 중계기 도입에 나섬에 따라 또한번 중계기업계의 황금 시장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밖에 그동안 기지국을 중심으로 이동통신망을 구성해온 유럽 및 일본 시장에서도 최근 3G 시장 개막을 계기로 조금씩 중계기 도입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중계기 시장의 확대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국산업체, 중국 중계기 시장 휩쓴다
‘중국의 동기식 3G 통신망은 우리 손으로.’
국내 중계기업체들이 중국 3G 중계기 시장 장악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중국 차이나유니콤이 실시한 CDMA 중계기 입찰에서 1만대에 이르는 도입량 중 70∼80%에 이르는 물량을 독식한 국내 업체는 최근 차이나유니콤이 진행하고 있는 cdma2000 1x 중계기 입찰에서도 또한번의 ‘싹쓸이’를 꿈꾸고 있다.
비록 입찰 물량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9000여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난 1차 입찰보다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해 중국 동기식 중계기 시장의 주도권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기산텔레콤·중앙시스템·위다스 등 지난해 1차 입찰에서 선전한 국내 중계기업체들은 이번 2차 입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근 회사의 모든 역량을 중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60여억원의 중계기 중국 수출을 기록한 기산텔레콤(대표 박병기)은 이번 2차 입찰에 대비해서도 기존 중국 현지 협력업체인 둥팡통신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중계기를 공급한 장시성·산둥성·랴오닝성·간쑤성·신장지구 등을 중심으로 cdma2000 1x 중계기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중앙시스템(대표 이재봉)도 중국 현지 협력사인 다탕통신과 함께 이번 2차 입찰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다탕통신과 손을 잡고 좋은 성적을 올렸던 중앙시스템은 이번 입찰에서도 기존 협력관계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57억원 규모의 중계기를 중국에 수출한 위다스(대표 박춘호)는 지난해 장비를 공급한 쓰촨성·허난성·저장성 등을 중심으로 2차 입찰전에 뛰어들었으며 소스텔(대표 이기영)도 최근 안후이성에서 중계기 물량을 배정받는 등 2차 입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편 중국 시장과 관련, 일부에서는 과열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지난해 1차 입찰에서 톡톡한 재미를 본 중계기업체들이 이번 2차 입찰에서 보다 많은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저가 공세를 펼침에 따라 이로 인한 부작용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경쟁업체가 확보한 공급물량을 가로채기 위해 중국 현지 공급업체에 시중가격의 절반 수준에 장비공급을 제안하는 경우도 벌어지는 등 이에 대한 자정 노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