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협의회(회장 유재홍)와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협의회(회장 정승화)의 분리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사안에 대한 최종 논의가 있을 예정인 18일 협회 임원회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P협의회의 요구로 최근 협의가 진행 중인 협회내 SO·PP 분리논의는 타 시급 사안들이 산적해 있는 SO협의회의 반대와 PP내의 상황변화 및 의견 불일치, 기금 분할시 법적 절차상의 어려움과 세금 부담 등이 큰 난관으로 떠오르며, 분리 타결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다.
만약 SO가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분리가 가능할 수 있지만 최근 SO들은 협회내 PP와의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케이블TV에만 방송을 송출하는 PP에 대해 수신료 인상을 제안하는 등 PP 끌어안기 정책을 펼치고 있어 그 가능성이 희박해 보인다.
◇SO의 반대=SO들은 궁극적으로 협회내 SO·PP의 분리를 찬성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기적으로 향후에 논의해야 할 문제며, 현재는 전체 케이블TV 산업에 선결해야할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고 강조한다. 이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해 SO·PP간 공조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디지털 위성방송이 본격적인 마케팅 강화를 실시한 시점에서 SO로선 케이블TV의 디지털 전환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방송법 개정에 대한 의견 조율, 정권 교체를 대비한 업계의 공통 요구 사항 마련 등 외부적으로 시급한 사안들이 많아 협회 내부적인 사안은 뒤로 미루고 현재는 공존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SO들은 복수SO(MSO)를 중심으로 케이블TV에만 방송을 송출하는 PP에 대해 이에 상응한 수신료 인상을 제안하기까지 했다. 또한 개별계약 이후 PP들의 가장 큰 불만인 SO의 수신료 인하에 대해서도 1·2차 SO를 중심으로 대책마련을 준비하고 있다.
◇PP내 상황변화 및 의견 불일치=PP내의 의견 불일치도 큰 난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몇몇 복수PP(MPP)와 홈쇼핑 채널 등은 협회내에서의 분리를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협회내에서 분리될 경우 사업상 중요한 SO와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스카이라이프가 자리를 잡지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SO와의 관계가 악화될 경우 심각한 사업상의 불이익을 감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은 홈쇼핑 채널에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 이들은 협회내 분리를 반대하고 있기도 하다.
◇기금 분할시 법적절차와 세금납부의 부담=분리를 위한 여러가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협회 해산 후 별도로 2개의 신설법인을 설립하고 기금을 나누는 방안, 협회를 해산하지 않고 따로 PP협회를 설립한 후 기금을 분할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두가지 방안 모두 협회가 공익법인이 아닌 이상 상당한 세금징수가 예상된다. 기금의 증여시 50% 이상의 증여세를 내야하는 실정으로 사실상 협회 분리의 실익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거액의 세금을 절세하기 위해서는 정관의 변경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협회 정관을 개정해 PP의 분리 및 출연기금 반환을 허용할 경우, 이해 관계를 달리하는 SO 및 전송망사업자(NO)의 탈회 및 출연기금 반환요구 확대 등의 파급 효과로 인해 협회 존립에 심각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