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아젠다 u코리아 비전>유비쿼터스 국방(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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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쿼터스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앞으로 10년 안에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기술 혁명의 불길이 얼만큼 번져나갈지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유비쿼터스 혁명이 국방부문에 21세기형 ‘트로이목마’를 만드는 기술과 지혜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는 미래의 정보통신 기술이 군사부문에 어떤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며, 이러한 가능성을 토대로 국방 정보통신 전략의 미래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에 대해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제우스와 가이아간에 벌어진 신의 전쟁이 끝난 이후 전쟁은 인간 세상으로 옮겨졌다. 기원전부터 지금까지 인간 세상에는 전쟁이 계속돼 왔다. 그 과정에서 전쟁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20세기 이전의 전쟁에서는 병력의 수가 중요했지만 현대전에서는 무기체계의 우월성이 승리의 관건이 됐다. 그러나 걸프전 이후의 전쟁은 전략정보체계가 중심인 정보전으로 바뀌었다.

 21세기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감시·정찰(ISR), 지휘통제(C4I), 정밀타격(PGM)의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물론 그 중심은 정보와 정보통신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으며 정보기술 혁명이 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최근에 전개되고 있는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정보기술 혁명(유비쿼터스 혁명)이 사회·경제·국방부문에 가져올 영향은 사물의 지능화와 제3공간(초공간)화라는 두 개의 축으로 설명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혁명에 의한 사물의 지능화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컴퓨터를 사물들(물건·기계·상품·동식물) 속에 심고 사물간에 스스로 의사소통을 하거나 동작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제3공간화는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혁명을 통해 현실의 물리공간과 인터넷과 같은 전자공간간의 연계성이 고도화된 새로운 차원의 공간이 창조되고 이러한 공간을 중심으로 사회·경제적 활동과 기능이 재편되는 것이다. 이 두 개의 현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유비쿼터스화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두 개의 축이 국방부문에 가져올 가능성은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나다. 사물의 지능화는 모든 전투장비와 무기·군수물자·군사시설의 지능화와 네트워크를 가능케 하고, 제3공간화는 군사훈련은 물론 작전이나 전쟁을 수행하는 국방공간·전술공간의 유비쿼터스 공간화를 실현해줄 것이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창조되는 유비쿼터스 군사 및 전술공간은 원자와 비트가 서로 연계돼 만지지 않아도 공간에 존재하는 정보를 이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현실체가 지능적으로 증강된 공간’이다. 유비쿼터스 전술공간은 언제 어디서나 도처에 존재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브로드밴드+무선+위성 네트워크)와 센서·칩 등과 같이 아주 작은 컴퓨터가 전술환경에 필요한 군사적 사물들(military objects)에 심어지고 이것들의 연결과 통합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유비쿼터스 전술공간은 언제 어디서나 접속돼 있으며 상황인식이 가능해 정찰·지휘통제·정밀타격이 가능한 공간이다. 유비쿼터스 전술공간은 군사작전의 대상이 되는 공간이 아니라 이미 전술화된 공간이다.

 유비쿼터스 전술공간의 기능형성은 특정한 기능이 내재된 보이지 않는 컴퓨터가 군사적 환경과 사물에 심어짐으로써(embedded computing) 환경이나 사물 그 자체가 지능적으로 전술화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군사적 사물의 일부로서 사물 속에 심어진 컴퓨터들은 마치 각개 병사가 숨겨져 있는 것처럼 전술공간의 형상(tactical context)을 인식할 수 있게 되며, 공간 속에서 그 자체 또는 주변 환경과 사물들의 변화를 떨어진 거리에서도 지각(sensing)·감시(monitoring)·추적(tracking)할 수 있다.

 이처럼 군사사물 속에 내재된 컴퓨터들은 주변의 사물들 속에 내재된 센서들과 무선 네트워크(Internet of the Things, T2T)로 연결돼 사람이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센서간 또는 센서 기지와 의사소통할 수 있다. 또 지휘통제관이 들고 다니는 다양한 전술단말기와 디바이스에 실시간으로 선도 높은 전장상황 정보를 제공하거나 지휘통제소로부터 실시간 전달되는 의사결정을 전파할 수도 있다. 물론 사람을 대신해 군사사물 스스로 행동과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유비쿼터스 전술공간은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이 최적으로 연계돼 통합된 군사적 기능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21세기 전쟁에서 승리하는 길은 바로 이같은 유비쿼터스 국방공간을 얼마나 총체적으로 개발하느냐에 달렸다. 무인무기 전쟁 혹은 보이지 않는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미래전은 결국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이 하나로 연계된 유비쿼터스 공간에서의 전쟁임을 의미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이 군사적으로 활용되면 군사적 역량은 △전술적 센싱·추적 능력이 확대되고 △고도화된 전술적 신선지(fresh information)의 교환·공유가 가능하며 △전술 부대의 커뮤니티 파워 증대를 실현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전술공간의 과학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전술적 센싱·추적 능력의 확대는 온갖 군사사물에 센서가 부착돼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에 접속시킴으로써 언제라도 그 센서가 스스로 작동해 전장에서의 사람과 사물의 상태변화 감시와 상태의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적진에서의 상태변화는 물론 군수물자의 정체성과 고장여부 등을 파악하고 위치추적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는 군수지원시스템도 가능하다.

 전술적 신선지의 교환·공유 확대는 다양한 임무와 네트워크간 관계성의 세분화를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전장환경이나 아군과 적군의 군사사물에 대한 상태변화 정보를 다차원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는 지금까지의 국방정보시스템이 이미 존재하는 편집된 정보(디지털화 된 문서정보나 데이터베이스)를 주로 교환·공유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국방정보시스템에서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의 응용은 주로 신선지의 교환·공유 확대와 관련된다. 훈련 및 작전공간에서 지형 및 기상에 관한 상태정보를 비롯해 아군의 무기·장비·병력의 위치나 고장 등의 유무, 탄약 등의 수요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무기들간의 의사소통을 통한 최적 타격지점 정보의 공유도 가능하다.

 커뮤니티 파워의 증대는 ‘네트워크에 접속된 기기의 확대’와 ‘사용자와 네트워크의 관계성의 확대’가 상호작용해 커뮤니티의 형성을 촉진하며 그 커뮤니티 내에서 사용자 사이의 결속을 강화함으로써 커뮤니티의 파워를 증대시킨다. 언제 어디서든 어떤 단말로도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고,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는 정보만을 제공해 커뮤니티 전체의 정보획득은 물론 사용자의 상황에 필요한 세분화된 정보 욕구도 만족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작전부대의 모든 구성원들과 장비·무기·탄약 등의 사물들이 하나의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돼 군사작전 수행에 필요한 실시간 정보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한다. 국방공간에서의 장소, 사람(지휘관 등), 컴퓨터, 사물간의 연결은 작전 커뮤니티의 역량을 더욱 증대시키는 특성을 갖는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유비쿼터스 전술공간의 공간과학성을 실현하는 작업은 새로운 개념의 국방역량을 확보하는 차세대 국방정보화사업이다. 국방 유비쿼터스 공간화를 통해 전술적 공간과학성을 확보한다면 크고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작전·훈련·부대관리·군수공간의 전술적 활용 가능성과 운용방향도 획기적으로 달라진다.

<최남희 국립청주과학대학 행정전산학과 교수drnhchoi@cjnc.ac.kr>

◆유비쿼터스 군수지원(u-Logistics)

 통합전투관리 체계에서 군수지원은 동맥과 같은 역할을 한다. 무기체계의 개발·획득·운영·정비·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빠르고 효율적이며 정확히 관리하는 것은 전쟁에서의 승리는 물론이고 평상시 부대유지관리에도 매우 중요하다.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한 ‘유비쿼터스 군수지원(ubiquitous logistics)’은 지금까지의 군수지원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준다.

 유비쿼터스 군수지원은 유비쿼터스 컴퓨팅과 네트워킹 기술의 다차원적인 결합을 통해 이뤄다. 유비쿼터스 군수지원의 기본구도는 생산단계에서부터 모든 무기·차량·장비·군사시설·물자·부품·탄약 등 군사적 사물들에 센싱, 정보처리와 저장, 무선통신의 기능을 갖는 칩, 무선인식 태그(RFID 또는 자동ID), 센서, 라벨 형태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고성능 컴퓨터를 심는 작업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이들을 무선 네트워크(유무선 통합망)로 연결함과 동시에 모든 사물들의 대상체로 이루어진 ‘웹현실화시스템(web presence system)’과 실시간으로 연계함으로써 유비쿼터스 군수지원이 구현된다.

 이같은 유비쿼터스 군수지원의 기본구도가 갖춰지면 모든 군사사물의 식별·위치확인·고장여부 등의 상태감지, 활용도 측정, 이동경로 추적 등이 실시간으로 이뤄진다. 또 지휘통제센터와 전투부대 및 군수부대들은 언제 어디서든 전투상황에 맞는 실시간 군수물자 정보를 획득하고 수요파악, 보급청구, 정비시스템 가동, 최적 수송경로 탐색과 보급우선 순위 지령 등도 실시간 수행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자주포와 같은 무기가 스스로 고장상태나 부품교체 시기 등을 진단해 정비부대에 정비를 요청하거나 탄약의 사용량 파악, 불량이나 성능까지 감지해 전술적 운용 중에도 실시간으로 군수부대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보급창고에서는 탄약 등의 재고와 노후정도를 파악해 담당관의 무선단말기에 보급청구 정보를 발신할 수도 있다. 또한 ‘군수지원웹현실화시스템’에서는 모든 군사사물의 식별(ID와 IPv6 등의 이동주소)과 위치이동 등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접근이 허락된 인가자는 언제 어디서 어떤 네트워크와 단말로도 필요한 군수정보를 실시간 활용하거나 또는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유비쿼터스 군수지원체계가 확립되면 전장상황을 실시간 반영한 군수지원 활동과 군수사물이 제공하는 실시간 상황정보를 지휘통제에 할용할 수 있는 등 전투역량 제고뿐만 아니라 군수지원의 과학성과 효율성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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