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업체들 유통조직 `대수술`

 중대형 컴퓨터 업체들이 채널을 정비하고 솔루션개발사(ISV) 관리체계를 바꾸는 등 유통조직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HP·한국IBM·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중대형 서버 시스템 업체들은 경기침체로 서버시장의 공급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시장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기존의 유통채널에 활력을 불어 넣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대대적인 채널정비에 나서고 있다.

 한국HP(대표 최준근)는 1000여개에 이르는 구 컴팩 채널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HP는 기존 컴팩코리아 채널은 컴팩의 모든 제품을 다 취급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한국HP는 제품별로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겠다는 원칙 아래 엔터프라이즈 시스템 그룹(ESG)의 유닉스 서버 등을 취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채널을 골라 내겠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한국HP는 최근 이엔지, 영우 등을 포함한 20개 기업에 유닉스 서버, 오픈뷰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존 컴팩 IA서버 등을 동시에 취급할 수 있는 멀티채널프로바이더(MCP) 자격을 부여했다.

 한국HP는 나머지 채널에 대한 추가 MCP 지정 등을 포함한 향후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대다수의 구 컴팩 채널들은 한국HP의 이미지프린팅그룹(IPG) 소속으로 이관돼 프린터 유통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SMB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한국IBM(대표 신재철)은 유통채널(ISV)을 관리하는 창구를 단일화했다. 한국IBM의 이번 정책은 산업별 특화솔루션을 보유한 ISV와 채널간 관계를 더욱 밀접히 해 솔루션 기반의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250여개 ISV들 중 150여개 업체를 새롭게 추렸다.

 특히 본사방침에 따라 IA서버 영업을 강화해야 하는 한국IBM은 LGIBM에서 판매하고 있는 2웨이급 IA서버를 집중 판매할 것을 유통채널에 주문하는 등 SMB 대상 제품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어 LGIBM 채널간 경쟁도 예상되고 있다.

 최근 대기업 영업에 무게를 싣고 있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대표 유원식)는 채널영업을 담당하는 인력일부를 대기업 영업으로 옮기는 조직재편을 단행했다. 간접판매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기업보다 높은 만큼 채널들이 안고있는 재고부담을 떨구는 정책을 동시에 취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썬은 최근 대형 유통채널(시스템프로바이더)들이 안고 있는 볼륨서버(V880 등)의 재고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를 다시 구매해 판매를 일반채널(CDP:채널디벨로퍼프로바이더)에 맡기는 대대적인 수술을 단행했다.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의 이같은 유통망 개편에 대해 일선 채널 관계자들은 “앞으로는 서버를 단순히 판매하는 형태의 유통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혀 상당수 영세 채널들의 도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