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통신사업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사가 최초로 IMT2000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신문과 TV에 엄청난 물량의 광고를 하고 있다. 이미 IMT2000 서비스가 일상화된 것처럼 보인다. 이동통신대리점에 가보면 거의 모든 단말기에 IMT2000 이름표를 달고 있다. ‘IMT2000’ 표시가 없으면 상품가치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광고가 다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틀린 것도 같아 보인다. 실제로 현재 서비스되는 일부는 실제로 IMT2000 규격에 적합한 것도 있다. 또한 이들 중에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IMT2000과 차이가 나기도 한다.
◇IMT2000이란=IMT2000은 ‘International Mobile Telecommunication 2000’의 약어로 지난 97년부터 이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IMT2000의 개념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로 국가별로 개별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이동전화시스템의 규격을 통일, 세계 어느 곳에서도 하나의 단말기 또는 사용자 접속카드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화된 글로벌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말한다.
IMT2000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지난 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지난 85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산하 워킹그룹에서 미래육상이동통신(FPLMTS)이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 92년에는 전세계적으로 표준화된 이동통신 방식의 필요성이 공론화되면서 세계전파주관청회의(WARC)에서 2㎓ 대역 230㎒를 IMT2000 대역으로 지정했다.
지난 97년에는 발음하기 어려운 FPLMTS 대신 IMT2000으로 개칭했다. 지난 99년에는 IT 및 세계표준화기구들이 참여해 고정통신과 이동통신, 국가망과 사설망을 연동할 수 있도록 글로벌로밍이 가능한 복수표준에 합의하면서 IMT2000 개념이 보다 명확해졌다.
지난 2000년과 2001년에는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IMT2000 사업자 선정계획을 발표하고 잇따라 사업자를 선정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0년 12월 SKIMT와 KT아이컴을 비동기식(WCDMA) 사업자로 선정했으며 지난해 7월에는 LG텔레콤을 동기식 사업자로 선정,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했다.
◇어떤 서비스가 가능한가=IMT2000 서비스의 특징은 그동안의 이동통신방식과 달리 음성위주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속데이터와 영상서비스가 원활해진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음성만 전달하던 전화기가 이제 서로 얼굴을 보며 통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음성서비스의 경우 유선전화 수준으로 성능이 향상되고 FM라디오 정도의 고품질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데이터 서비스는 차량안에서 이동시 64Kbps에서 정지시 최고 2Mbps까지 전송이 가능해 고속데이터통신이 실현된다. 이와함께 동영상서비스가 가능해지며 영상전화가 실현된다.
인터넷서비스로는 웹서핑이나 e메일 검색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기존에 유선망에서 가능하던 부분이 무선화된다. 그동안의 이동통신은 댁내에서 또는 사무실에서는 유선통신에 밀렸으나 IMT2000에서는 유선망에 의한 실내환경을 무선에 의한 홈네트워크로 전환, 유무선통합 환경이 열리게 된다.
◇ITU가 지정한 기술표준은=IMT2000은 그동안 개발된 각종 이동통신 표준을 통합해 세계 어디서든 통화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것이다.
같은 주파수대역을 통해 전세계 어디서나 자국에서처럼 음성 및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도록 글로벌로밍을 강조하고 있다. 또 최대 2Mbps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하며 높은 수준을 품질로 고속데이터통신이 가능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사업자 선정작업이 진행됐던 지난 2000년만해도 ITU가 인정한 기술규격은 크게 유럽방식인 GSM에서 진화된 WCDMA와 CDMA 방식이 진화된 EVDO 이상급으로 나뉘는 정도였다.
통신기술이 발달되면서 주파수대역이 달라도 듀얼밴드듀얼모드(DBDM)를 사용할 경우 로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통의 주파수는 기술표준에서 중시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7월 CDMA 개발그룹(CDG)은 기존 2세대 통신에서 발전된 cdma2000 1x가 속도 측면에서도 ITU 규격에 충족된다며 3세대 통신으로 요청했고 ITU측에서 이를 받아들이게 됐다.
결국 ITU는 현재 WCDMA, CDMA2000, WCDMA, TDCDMA, UWC-135, DECT 등 5개 방식을 사실상 IMT2000으로 인정하고 있다. 그림 참조
현재 IMT2000 사업자 진영은 WCDMA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CDMA2000이 뒤를 쫓고 있다. 중국은 TDSCDMA라는 자체 방식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진영에서는 자신들이 선택한 방식이 우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실제로 서비스가 구현되고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어야 우월성 논란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동기식과 비동기식
지난 2000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동기식이니 비동기식이니 논쟁이 많았다. 동기식 2개를 선정하느니 비동기식을 2개로 하느니 하는 논란도 있었다. 당시에 하나로통신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자들은 모두 비동기식을 선택했고 이중 SKIMT와 KT아이컴이 비동기식으로 선정됐다. 동기식 사업자는 기준미달로 선정하지 않았다가 지난해 7월 LG텔레콤 콘소시엄으로 결정됐다.
동기와 비동기식의 차이는 기술적으로 통신하기 위해 전파를 전송하는 기지국의 시각 정보가 일치하는가에 따라 일치하면 동기식, 그렇지 않으면 비동기식으로 구별된다.
동기식은 지리정보위성인 GPS를 활용함으로써 발신과 수신기지국의 작동시간이 일치하는 것이며 비동기 방식은 개별 교환기가 각 기지국의 작동시간을 제어하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모든 기지국의 작동시간이 일치하지는 않는다.
동기식은 우리나라 2세대 통신이 사용한 CDMA 방식이 진화된 것이고 비동기식은 유럽형 표준인 GSM방식에서 발전한 것으로 본다.
일반적으로 동기식의 강점은 우리나라가 그동안 축적한 기술에 의해 앞으로도 기술의 주도권을 계속 이어가기 쉬운데다 기존의 망을 활용할 수 있어 투자비용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점이다.
비동기식은 유럽, 아프리카, 중국 등 많은 국가의 많은 인구가 사용할 것으로 전망돼 사실상 통신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세계시장에 한국 통신기술이 진출하려면 비동기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동기식이니 비동기식이니 하는 것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통신기술이 나날히 발전하고 있다. 어떤 방식이냐에 상관없이 세계 어디에서나 고품질 서비스를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사업자 선정과정시 발생했던 논쟁과는 달리 어떤방식의 사업자가 얼마나 마케팅을 잘하느냐가 최대의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IMT2000 개념이 혼란스러운 이유
이동통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IMT2000에 대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2000년이 밝아오자 마자 꿈의 이동통신이 통신업계 주요 이슈가 됐고 어떤 회사가 IMT2000 사업권을 딸 수 있느냐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자 선정 후 1년정도 지나고 나서 IMT2000 사업권을 획득한 사업자들이 서비스 준비도 채 못하던 시점부터 혼란이 일기 시작했다. 바로 지금하는 서비스가 IMT2000 이라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혼란의 단초는 ITU가 지난해 7월 CDMA2000을 IMT2000으로 인정해 달라는 CDG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부터다. 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 10월 SK텔레콤이 cdma2000 1x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IMT2000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된다.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0년 10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IMT2000 상용화한 나라로 대내외에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 KTF 등은 지난 상반기 cdma2000 1x EVDO를 제공하면서부터 ‘IMT2000’을 선언했다. 자신들이 이미 제공하는 1x 서비스를 뒤로한 채 EVDO를 동기식 IMT2000으로 말하는 것이다.
또한 IMT2000 사업권을 확보한 KT아이컴과 LG텔레콤 등은 자기들이 진정한 IMT2000 사업자라고 주장한다.
따져보면 정통부, 2세대 사업자, IMT2000 사업권 확보자 3자 주장 모두 틀리지 않는다. 기술적으로는 ITU 규정에 다라 모두 IMT2000 서비스다. 속도 측면에서 볼 때 EVDO는 기존의 서비스와는 달리 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 동기식 IMT2000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KT아이컴 등은 정당하게 사업권을 획득한 자만이 IMT2000이라는 명찰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지금 상황에서 누가 IMT2000 서비스 사업자인지 명확히 정의내리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것처럼 보인다.
남은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 대역 IMT2000 서비스가 시작되고 각종 IMT2000 서비스들이 경쟁을 하면서 현재와 다른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생존한 사업자가 ‘IMT2000’ 명함을 영원히 차지하게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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