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외산브랜드가 주도해온 인텔아키텍처(IA) 서버 시장이 국내 업체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0%에도 미치지 못했던 국내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올들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면서 국내 업체들이 IA서버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위치를 확보하기 시작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약진은 PC에 이어 IA서버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수출전략상품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리눅스코리아 등 국산 브랜드 업체와 이지아이테크놀러지·나노베이커뮤니케이션 등 10여개에 이르는 조립업체 등의 IA서버 판매대수는 최근들어 월 평균 2000대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월 평균 4000대 정도로 추산되는 전체 IA 서버 시장의 50%에 이르는 것이다.
이같은 국내 업체들의 선전은 서버 관련 기술의 개방 및 핵심부품의 아웃소싱으로 국내 업체들이 외국 브랜드 업체들에 비해 신속히 대응, 신제품 출시를 크게 앞당기고 있는데다 기술축적에 따른 시스템 신뢰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텔이 IA서버용 핵심 컴포넌트와 기술을 개방하고 운용체계 공급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도 엔터프라이즈 시장공략을 위해 국내 업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 전체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시장조사전문기관인 한국IDC의 지난 2분기 시장조사 결과 국내 업체들의 판매대수는 전체 1만3556대 중 52.8%인 7151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자료에 따르면 업체별로는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가 전체의 7.5%인 1013대, 삼성전자가 5.8%인 792대, 리눅스원이 4.0%인 537대를 각각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타군으로 분류되는 국내 조립업체(일명 화이트박스 업체)들은 4270대(31.5%)를 판매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외국 업체에서 국내 업체로 돌리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화이트박스 업체의 이같은 실적은 지난 1분기에 비해 59.4% 성장한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58.2% 성장한 규모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2웨이 이상의 하이엔드 전략 위주로 영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HP나 LGIBM 등 외국계 대형 공급사들이 저가형 위주로 형성돼 있는 중소기업 시장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세우지 않을 경우 IA서버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올 초 출시한 제온 칩만 해도 국내 업체들은 이미 시스템을 출시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데 비해 대형 브랜드 업체는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브랜드 로열티’가 무너진 상황에서 신기술 적용과 시장 대응이 빠른 국내 업체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