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올해부터 세계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던 당초 기대와는 달리 침체 지속 경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력 시장조사기관들이 잇따라 낙관적인 시장전망을 내놓고 있어 2003년 반도체 경기회복설에 점차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인스탯/MDR는 최근 자체 분석자료를 통해 내년 반도체 시장은 올해보다 18.1% 증가한 164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본격적인 상승탄력을 받은 반도체 시장은 2004년 사상 처음으로 2000억달러선을 돌파한 2143억달러 규모로 성장해 지난해 대비 35% 정도 급등하는 등 완전한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반도체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전자제품 소비액은 지난해 1조1800억달러에 비해 올해는 2% 가량 감소하겠지만 내년에는 3% 성장한 1조1890억달러,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은 2001년 58억달러, 2002년 60억달러, 2003년 69억달러, 2004년 87억달러 등으로 급격히 성장하면서 반도체 경기회복을 촉진할 것이라고 인스탯은 분석했다.
세계반도체산업협회(SIA)도 올해 반도체 경기부진 지속에 따라 지난해보다 3% 미만 증가한 1430억달러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이동전화단말기·PC·DVD플레이어 등 소비자 가전제품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내년과 2004년에는 최소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데이터퀘스트는 당초 내년 반도체 시장 성장률이 22%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가 이번주들어 하향 조정하긴 했으나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내년에는 9∼11%의 성장이 확실시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세계적인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최고경영자들도 향후 1분기 가량 침체가 계속될 수는 있으나 내년 시장전망은 전반적으로 낙관할 만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인텔의 크레이그 배럿 회장은 “비록 지금은 침체기의 한복판에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낙관한다”며 “PC시장의 경기회복이 통신장비 시장보다 빠를 것으로 기대되며 그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이윤우 반도체총괄 사장은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가능성, 미국의 IT 경기부진 지속 등의 여파로 최악의 경우 상반기까지 반도체 경기침체가 이어질 수 있겠으나 Y2K 이후 정체국면을 보이던 가정용 및 업무용 PC의 교체시기가 임박한데다 모바일기기 산업의 호황세에 힘입어 늦어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경기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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