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 이통시대 열린다>콘텐츠-모바일족 지갑 열 `킬러`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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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G) 이동통신(IMT2000) 네트워크를 어떤 콘텐츠로 채울 것인가.

 막대한 자금을 들여가며 cdma2000 1x EVDO, WCDMA 등 고속 네트워크 확충에 투자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들은 이제 콘텐츠 확보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소비자들이 휴대폰을 음성통화 용도만이 아닌 데이터통신 용도로도 사용해야만 포화상태에 이른 음성통화 시장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네트워크와 같은 하드웨어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 수 있는 것은 콘텐츠라는 점에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3G의 핵심은 고속데이터통신이다. 이제까지 휴대폰은 음성통화 용도로 사용돼왔다. 그러나 3G시대로 접어들면서 휴대폰은 음성통화뿐 아니라 영상 등 고속데이터통신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현재 초고속인터넷의 전송속도가 8Mbps 정도라면 3G는 최대 2Mbps의 전송속도를 보장한다. 단말기업체들 역시 대형 컬러화면 등을 갖춘 신형 단말기, 개인휴대단말기(PDA) 기능을 내장한 PDA폰 혹은 스마트폰 등 3G시대에 적합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3G를 위한 하드웨어적인 기반은 웬만큼 갖춰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콘텐츠가 3G를 완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SK텔레콤 박성균 본부장은 “단말기나 네트워크 수준에서 준비가 웬만큼 이뤄졌으니 이제 관련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이 완성자 역할을 할 때”라고 말한다.

 현재 무선콘텐츠 중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는 벨소리·캐릭터 등이다. 하지만 벨소리와 캐릭터는 전형적인 2세대 부과서비스에 불과하다. 또 이미 몇백억원 수준에서 시장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따라서 초고속 무선인터넷서비스에 적합하고 소비자 기호에 부합하는 킬러콘텐츠를 서둘러 찾아내야만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킬러콘텐츠 발굴의 중요성은 무선인터넷 강국으로 꼽히는 일본의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본의 일인당 무선인터넷 사용액은 우리나라의 50배 정도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을 벨소리를 비롯해 날씨·뉴스·음악다운로드·교통정보·운세·여행정보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찾는다. 국내 사업자들도 이제 벨소리 이외의 새로운 킬러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한 고민과 적절한 마케팅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이통사들은 최근 각종 콘텐츠 공모전, 콘텐츠업체 지원, 인력양성 등의 콘텐츠 육성방안을 내놓으며 콘텐츠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PDA 콘텐츠&애플리케이션 공모전’을 개최했고, KTF는 6월 ‘매직엔 모바일아카데미’를 설립하는 한편, 최근에는 게임 공모전도 진행하고 있다.

 콘텐츠업체들 역시 3G시대에 대비, 전략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콘텐츠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 짜내기에 나섰다. 정부도 그간 이통사가 독점해온 무선인터넷을 유선계 포털 등에 개방, 이들이 새로운 콘텐츠서비스로 무선인터넷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

 

 *킬러콘텐츠 어떤게 될까?

 휴대폰 보유자 중 고속 이동통신 네트워크 기반의 무선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은 10명 중 2명이 약간 넘는다(베스트사이트 5월 조사결과). 국내 인터넷이용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는 2400만명(2002년 6월 기준) 수준임을 감안해보면 무선인터넷 이용인구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불편한 접속방법이나 이용방법, 비싼 요금 등을 꼽는다. PC에 비해 접속하는 과정이 복잡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조잡해 이용하기도 쉽지 않다. 조금만 이용하면 몇만원이 훌쩍 넘어버리는 이용요금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무엇보다 무선인터넷 확산의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킬러콘텐츠의 부재다. e메일이나 커뮤니티, 게임과 같은 킬러콘텐츠가 등장하면서 인터넷이 급속도로 확산됐던 것과 같이 휴대폰에 맞는 킬러콘텐츠가 나와야만 무선인터넷의 확산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이 많은 무선콘텐츠로는 벨소리나 캐릭터가 으뜸이다. 하지만 벨소리를 바꾸거나 캐릭터를 다운로드하는 정도로는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 고속네트워크를 십분 살릴 수 있는 콘텐츠로 벨소리나 캐릭터는 적합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휴대폰이 PC와 다른 특성을 갖는 만큼 PC와는 다른 킬러콘텐츠를 가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일단 유선인터넷에서 성공한 모델을 중심으로 무선인터넷에 적용하는 한편, 휴대폰에 특화된 새로운 형태의 킬러서비스 발굴에도 한창이다.

 3G시대 최고의 킬러콘텐츠로는 단연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가 꼽힌다. MMS는 휴대폰으로 문자와 함께 이미지나 동영상, 사운드 등의 멀티미디어를 함께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다. 휴대폰 사용자끼리 짧은 문장을 주고받는 단문메시지서비스(SMS)는 음성통화와 함께 이동통신사의 제2의 수익원이다. 사업자들이 SMS의 업그레이드판이라 할 수 있는 MMS에 기대를 거는 것은 당연하다.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휴대폰의 특성에도 잘 들어맞는 데다 일본에서는 이미 샤메일 등으로 성공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사업자들은 카메라와 MMS 기능을 갖춘 단말기 보급이 확산되는 내년 정도에는 MMS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MS와 함께 주문형비디오(VOD), 주문형오디오(AOD) 서비스에 대한 기대도 크다. 멀티미디어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3G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현재 VOD 기능을 갖춘 단말기 보급이 시작됐고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모바일 전용 영화, 교통정보, 방송·영화 예고편 서비스, MP3 등 여러가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은 PC환경과 다른만큼 PC와는 다른 휴대폰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멀티미디어서비스 발굴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사업자들은 유무선통합 인스턴트메신저 서비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네이트온이란 유무선통합 메신저 서비스를 선보였고 드림위즈와 같은 유선계 포털업체들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스턴트메신저 시장의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유무선통합 MSN 메신저를 준비중이다.

 이외에 무선인터넷 게임도 최근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며 킬러콘텐츠로서의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인터넷접속·전자상거래·어학학습·전자책(e북)·무선인터넷뱅킹 등도 급속한 시장 형성이 예상된다.

 무선인터넷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유선계 포털업체들은 커뮤니티, e메일 서비스 등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차세대 단말기를 위한 콘텐츠 개발도 시급

 3G로 네트워크가 발전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단말기도 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콘텐츠업체들은 고속네트워크는 물론 진화된 단말기까지 고려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기존 휴대폰 단말기를 데이터통신용으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 단말기의 작은 화면과 부족한 하드웨어 용량이 문제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말기업체들은 스마트폰·PDA폰·포스트폰 등으로 불리는 차세대 단말기 개발에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팜 운용체계(OS)를 탑재한 MITs M330를 출시하며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노키아·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업체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출시되고 있는 스마트폰이 PDA 기능에 충실했던 기존 단말기와 달리 PDA 성격을 내장한 이동전화에 가까워서 형태나 기능면에서 그만큼 소비자에게 친숙하기 때문에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내년 휴대폰 단말기 시장의 10%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차세대 단말기를 위한 새로운 킬러콘텐츠의 출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킬러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기존 휴대폰 단말기나 PC와는 다른 특징을 갖는 차세대 단말기의 고유 특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존 휴대폰과 달리 차세대 단말기는 하드웨어 독립적인 정보처리 기기로서 응용프로그램 및 콘텐츠의 빠른 발달을 수용할 수 있는 특성을 갖고 있고 PC에 비해서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같은 특성을 모두 반영한 MMS·게임·교육·엔터테인먼트 등의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콘텐츠업체들이 나서서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킬러서비스를 만들어내야만 무선인터넷은 물론 차세대 단말기 시장이 커질 수 있다고 콘텐츠업체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나 콘텐츠업체들의 경우 아직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차세대 단말기용 콘텐츠 개발에 소극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업체들 대부분은 규모가 영세한 중소업체여서 몇년 앞을 내다보고 개발에 나서는 게 쉽지 않다”며 “3G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이통사나 단말기업체들이 콘텐츠업체를 적극 지원하고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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