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18세이용가 판정 배경 및 전망

 온라인게임 ‘리니지’에 대한 영등위의 18세 이용가 판정은 청소년보호와 산업발전이라는 두마리 토끼 가운데 청소년보호에 무게를 둔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동안 게임중독 등 온라인게임의 사회적 역기능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것에 대해 초강수 조치로 응수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리니지’에 이같은 판정을 내림으로써 그동안 영등위 심의가 시장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가 현실화됐다.

 ◇업계 직격탄=우선 ‘리니지’가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음으로써 서비스업체인 엔씨소프트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리니지’를 통해 1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의 50%를 점유할 만큼 고공성장을 거듭해왔다.

 이같은 성장세는 올해에도 지속돼 1600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도 했다. 표참조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이번 영등위의 판정으로 가만히 앉아 리니지 회원 가운데 절반 이상을 잃게 될 것으로 보여 당초 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기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됐다. 더구나 엔씨소프트가 공들여서 에버퀘스트 등 품목다각화를 추진해왔던 일마저 이번 판정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이는 3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에 그대로 반영돼 게임시장의 위축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판정은 아직 심의를 받지 않은 리니지 아류작에도 영향을 미쳐 업체들의 매출이 연쇄적으로 급감하는 ‘도미노 현상’마저 낳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수출도 빨간불=이번 판정은 내수시장의 위축뿐 아니라 온라인게임 수출전선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국산 온라인게임 주요 수출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대만 등의 경우 한국 정부의 정책을 모방한 온라인게임 등급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는 한국에서 ‘18세 이용가’ 등급을 받은 게임에 대해 한국과 똑같은 조치를 내려도 충분히 명분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온라인게임의 진출이 활기를 띠면서 로열티 유출을 우려해온 이들 국가로서는 좋은 빌미를 얻게 된 셈이다.

 ◇업계 반응=게임업계는 이번 판정소식이 전해지자 온라인게임시장이 크게 위축돼 한국 게임산업이 붕괴위기에 처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게임산업연합회 임동근 회장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등급판정을 내리고 공표함과 동시에 이미 온라인게임산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유사한 게임들도 이같은 판정을 받게 될 소지가 큰 만큼 자칫 산업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최근 영등위 등급분류를 신청한 웹젠 김남주 사장은 “리니지의 경우 온라인게임시장뿐 아니라 우리나라 PC방 산업을 일으킨 주인공인 만큼 PC방 산업마저 붕괴되는 등 국내 IT경기의 동반 붕괴까지 예상된다”며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조치인 만큼 이번 판정과 관련해 투명하게 심의내용이 일반에 공개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